경영호전 포스코·현대제철 제외
동국제강·동부제철 가능성 높아

경영실적이 양호한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제외하고 경영상태가 부진한 철강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해 경영실적이 부진한 상태라는 것.

특히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올해 안에 인력 감축 등 또 다시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최근 재무구조 약정을 무사히 졸업했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시황 악화로 인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고, 동부제철은 시황 악화 속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이미 지난 7월 인력 구조조정을 한차례 단행했었다. 당시 90여개팀을 60여개로 대폭 줄이면서 차·부장급 인력 20여명을 내보냈다. 대부분이 조직 슬림화에 따라 팀장급에서 팀원으로 강등 조치된 이들이 명예퇴직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동국제강은 최근 수년간 그런대로 호실적을 올려 왔으나 유독 올해만 부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까지 2천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천억원 이상 늘어난 손실 규모다. 지난해 동국제강은 40여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현재 추세로는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후판, 봉형강 등의 시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이미 재무구조약정을 이행하면서 대부분의 자산을 매각한 상황이어서 대규모 순손실은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시황 악화로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이미 7월에 인력 조정을 한만큼 추가적인 감축은 없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동부제철의 경우 이미 워크아웃 중인데 오는 12월에 기간이 만료된다. 하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인수 의향을 보이며 가격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인 산업은행과의 가격차이가 심해 협상이 결렬됐다. 워크아웃 만료시점이 다가오자 산업은행 측에서는 고민이 많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워크아웃 기간 연장이다. 현재로서는 이 방법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동부제철도 매각할 자산이 없는 만큼 가장 유력한 대안이 바로 구조조정이다. 전기로는 이란에 매각하려 했지만 미국 제재 등으로 인해 좌절됐고, 동부인천스틸 매각 역시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인천공장 부지 매각 역시 상업용지로의 전환이 어려워 쉽지 않은 상태다.

동부제철은 그동안 철강업계 내에서 인력 감축과 거리가 먼 기업이었다. 지난 7월 인사 때도 극히 일부 임원들만 퇴사를 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실적 부진 속에서 뾰족한 대안이 없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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