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철도 3호선이 전기장치 파손으로 운행이 중단되면서 퇴근길 대구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올 들어 3호선은 벌써 3번째 운행이 중단돼야 하는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의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4시 19분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공단역을 출발해 칠곡경대병원역 방면으로 운행하던 3182호 열차가 팔달역에 진입하자마자 멈춰 서면서 4시간 동안 운행이 올스톱됐다. 이 사고로 3호선을 이용하던 승객 180여명이 모두 중도하차하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 대구 도심 전체 교통 흐름에도 방해가 일어나 한동안 교통정체가 이어졌다고 한다. 다행히 사고열차가 멈춘 장소가 승강장이어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은 모두 무사히 내릴 수 있었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당초 사고 원인을 “선로를 이어주는 부품인 ‘핑거플레이트’가 강풍에 의해 떨어져 나가면서 열차에 전기를 공급해 주는 전원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대구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지지 않았고, 순간 풍속이 급속히 높아진 적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단순 강풍에 의한 사고가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교수는 “멀쩡한 구조물이 강풍에 의해 떨어져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핑거플레이트 등 결합부분의 구조적 결함 등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뒤이어 대구도시철도공사도 “강풍을 유일한 원인으로 볼 수 없다.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팔달철교는 상시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 때문에 진동이 심해 장기간 피로하중이 누적된 점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올 들어 도시철도 3호선이 중단된 것이 3번이다. 지난 3월에는 ‘선로결빙’으로 7월에는 ‘폭우’가 원인이었다. 이번에도 강풍 등이 주변 원인으로 진단된다면 3호선은 기후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이번에는 2주 전 실시한 3호선 정기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사고 원인에 대한 보다 정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3호선은 4시간 동안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실제 운행 가능한 복구시간까지는 무려 11시간이나 걸렸다. 도시철도의 응급체제에는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일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건설 전부터 각계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성공적 개통을 이뤄냈다. 그동안 운행하면서 안전성과 매끄러운 운행 시스템으로 전국 유일의 지상철로서 위상을 잘 지켜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시철 3호선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보다 철저한 점검을 통해 안전성 확보에 대한 시민의 믿음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구는 지하철 화재참사 등 지하철 사고로 아픈 기억이 있는 도시다. 안전한 도시철 운행을 위해 관계당국의 더 긴장된 노력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