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홍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
▲ 김진홍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

포항시는 최근 포항지진의 영향으로 침체된 지역 분위기를 쇄신하고 발길이 끊어진 국내외 방문관광객들을 새로이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할인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들을 마련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 지역 축제나 이벤트들에 대한 기획력과 아이디어는 매우 뛰어난 편이다.

현재는 전국 어디에나 축제들이 있지만 포항에서는 1999년 전국 최초의 ‘지능로봇경진대회’, 2004년 포항불빛축제, 2007년 칠포 국제재즈페스티벌 등 당시의 기초지자체로는 매우 혁신적인 이벤트들이 시작되었다. 더구나 이들 행사들이 모두 지역 대학, 지역 기업, 지역 유지 등의 주도로 시도된 것이어서 그 의의 또한 작지 않았다.

하지만 포항은 물론 전국 어느 지자체든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벤트가 기획되어 ‘최초’ 또는 ‘가장 오래된’이라는 표제를 가진다고 해서 그 행사의 지속적인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당장 불꽃축제와 재즈축제만 하더라도 부산과 경기도가 더욱 유명하다. 부산은 광안대교라는 랜드 마크와 국제영화제라는 대형이벤트를 바탕으로, 또 경기도 가평의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서울이라는 엄청난 배후도시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접근성은 차치하더라도 인근 숙박시설, 음식점, 카페, 공연장 등이 행사의 성공을 지지하고 있다. 결국 지역 축제의 성공여부는 가장 근본적인 볼거리, 먹거리 등 축제 자체의 기획보다는 비축제적 요소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전국의 지자체들이 모두 지역축제에 관심을 높여온 것은 지역을 알리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의 축제나 이벤트가 경제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 축제를 개최하며 얻은 경제효과가 매년 행사를 통해 지역경제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경제적 성장은 물량의 증대가 동반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가령 행사를 기획한 첫해에 100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그 지역에서 1인당 10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하였다고 가정한다면 축제가 없었던 지난해에 비해 1천원의 부가가치가 그 지역에 발생하여 지역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하지만 2년차에도 동일한 축제에 100명이 방문하여 1인당 10원의 부가가치가 동일하게 발생하면 지난해에 비해 물량적인 증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경제성장의 효과는 ‘제로(0)’에 가깝다. 물가가 상승하여 명목적인 경제규모를 키울지는 몰라도 물량적인 변화가 없는 한 실질적인 성장효과는 나타나지 않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매년 축제나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지역경제에 플러스의 경제효과를 지속적으로 거두기 위해서는 지난해보다 절대적인 방문객의 수치를 늘리거나, 방문객이 지갑을 여는 횟수를 전년보다 많아지도록 유도해야만 한다.

포항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대구나 부산, 울산과 같은 인근 도시에서 당일치기로 포항을 방문하던 관광방문객들이 도저히 하루만에는 보거나, 먹거나, 즐길 수 없어 하루나 이틀을 포항에서 숙박할 수밖에 없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할 것이며, 매년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포항 물회’만 먹을 수는 없을 것이므로 새로운 먹거리도 갖추어야만 한다.

그러나 보다 기본적이고도 선제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가 있다. 포항에 다녀와서 매우 좋았던 추억을 기반으로 재방문하게 되는 ‘친포항파’방문객들을 만들기 위한 서비스, 친절, 봉사의 분위기가 넘쳐나는 포항의 분위기 조성이다. 최소한 행사기간 동안만이라도 방문객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포항의 얼굴인 택시와 시내버스가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하지 않고, 음식숙박업소에서는 손님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이 없는지를 물어보는 서비스 이전의 기본적인 것부터 이루어졌으면 한다. 지역축제의 준비는 이것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