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내 뒤에 테리우스’ 주연
“육아가 첩보보다 더 힘들어”

배우 소지섭은 27일 첩보와 육아 중 어느 쪽이 더 힘들 것 같냐는 질문에 “육아”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새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를 연출하는 박상훈 PD가 기획 의도를 설명하자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렇게 일축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전직 NIS 요원 ‘김본’ 역을 맡았다. 3년 전 망명 작전 중 정보원이자 연인을 잃고 내부 첩자 혐의를 받게 된 뒤 은둔 생활을 하며 NIS 내부 첩자를 쫓아온 인물이다. 늘 세상을 경계하며 피곤한 삶을 살던 그의 앞에 남편을 잃고 홀로 쌍둥이 남매를 키우는 여자 ‘고애린’(정인선 분)이 나타나고, 소지섭이 어쩌다 쌍둥이 남매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박 PD는 “‘김본’(소지섭 분)이라는 요원이 엄청난 첩보 미션을 수행하는 천재 요원 같은 사람인데, 막상 육아하는 베이비시터가 되면서는 첩보가 더 힘들까 육아가 더 힘들까 궁금했다”고 하자, 소지섭은 “전 육아입니다”라며 “(상대역 배우 정인선이) 맘 카페 들어가 봐도 소용없다. (드라마 중) 육아는 내가 다 한다”며 웃었다.

그는 또 “전작 영화에서 아이랑 한번 촬영해 봐서 재미있게 예쁘게 촬영 중이다. 그런데 두 명은 힘들더라, 확실히. 어머님들 진짜 대단하신 것 같다”며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 PD는 주인공 이름 김본이 ‘제이슨 본’에서 따온 것이냐는 질문에 “(제이슨 본을 연기한) 맷 데이먼은 이 역할이 힘들 것 같다. 우리 소지섭 씨는 평소 완벽해서 재미없는데, 연기할 때 은근히 실수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잘 구현한다. 특히 베이비시터로서 아주 귀여운 모습을 잘 보여주신다.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소지섭은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이 드라마를 택한 이유로 “드라마로 2년 반 만에 인사드리게 돼 긴장되고 떨린다. 이 드라마는 첩보, 액션, 코믹, 로맨스 다양하게 들어있으니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했고, 나 역시 행복하게 촬영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해서 선택했다”고 답했다.

또 그동안 TV 출연작들의 시청률이 저조한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시청률이 안 나온 원인은 저인 것 같다”며 웃은 뒤 “늘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지만,그 당시 사랑받는 건 하늘이 주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드라마 시청률 예상에 관해서도 “요즘은 시청률이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많은 분 가슴 속에 오래 기억 남는 작품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오랫동안 간직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잘 봐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배우 손호준은 이 드라마 악역 ‘진용태’를 연기한다.

손호준은 “많은 분이 가진 제 이미지가 있는데, 악역을 한 번 하면 그들에게 배신감을 줘서 더 크게 다가올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한번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마침 감독님이 제안해줬다. 그런데 악역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 더 내면의 악을 끌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동안 감춰둔 악을 다 꺼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앞부분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2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