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의 호칭을 얻은 박세리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었다. IMF로 온 국민이 힘들어하던 시절 박세리 선수가 미국 LPGA에서 보여준 성공신화는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다.

비록 IMF로 나라는 힘들어도 미 골프계로 진출해 국위를 선양했던 그녀의 활약상은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기에 충분했다. 많은 국민은 그녀의 성공신화를 지켜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세리 키즈’도 생겨났다. 지금까지도 한국여자 골프는 미국의 메이저 대회를 휩쓸고 있다. 박세리의 영향력이다. 박세리는 그해 LPGA 올해의 신인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휩쓸고 마침내 아시안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LPGA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영웅은 전쟁을 통해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국난으로 나라가 어려운 시절 목숨을 걸고 국가를 지킨 이순신 장군이나 삼국통일 위업을 달성한 김유신 장군 등과는 다르지만 그녀의 국위 선양은 한국인에게 자랑스러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똑같다.

영웅이란 남다른 용기와 재능, 지혜로 보통 사람들이 해내지 못하는 것을 해내는 비범한 사람을 일컫는다. 알렉산더 대왕이나 징기스칸과 같이 역사를 진전시킨 대역사를 만들어낸 사람만이 영웅인 시절은 이제 한물가고 있다. 세상이 급변하면서 영웅에 대한 평가와 무게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정인의 시대가 아닌 보통인의 시대로 바뀌면서 체육인, 연예인까지 우리 곁의 영웅으로 다가오고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5년만의 우승 복귀가 그를 입증했다. 우즈의 우승을 두고 세계의 수많은 팬들이 열광을 했다. 언론은 그의 우승을 두고 ‘부활’, ‘귀환’, ‘금의환향’ 등 동원할 수 있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가 그의 복귀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걷기조차 어려웠던 그가 당당히 일어섰기 때문이다. 스포츠인으로서 늦은 43살의 나이에 또다시 골프계 정상에 올라선 것이다. 그의 초인적 의지와 노력에 대한 팬들의 격려다. 영웅은 우리 곁에 항상 있는 세상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