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앞 고3 수험생에겐
연휴가 보충학습 기회

1년 중 가장 풍요롭다는 민족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으나 누구보다 ‘황금연휴’를 즐길 여유가 없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0여 일 앞둔 고3 수험생들이다.

온 친척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는 명절이지만 수험생들에겐 이러한 ‘잠깐의 여유’마저 사치다. 명절이 순식간에 지나가면 수능까지 주어진 시간은 50일뿐이기 때문.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특강을 듣거나 문제를 풀고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등 연휴 기간 내내 수능 준비에 바쁠 전망이다. 특히, 수험생은 그동안 지켜온 생활 패턴이 명절 연휴에 깨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적당한 긴장감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실정이다.

이에 포항지역 일부 고등학교는 연휴와는 별개로 3학년을 위해 자율학습을 실시한다. 며칠 간 학교를 쉬게 되면 평소의 학습 페이스 및 생활 리듬이 자칫하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영신고, 포항제철고 등은 추석 전날인 23일과 당일인 24일 이틀간 쉬고 나머지 기간은 학생들의 의사에 따라 신청을 받아 학교에서 자발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포항영신고 관계자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공부할 수 있도록 23, 24일을 제외하고 3학년을 대상으로 자율학습을 실시한다”며 “친척집에 가거나 특강, 보강 등 개인 사정에 따라 참가하지 않을 수 있지만 많은 학생이 수능 준비를 위해 스스로 학교에 나올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자율학습을 하러 학교에 가지 않는 수험생도 귀향은커녕 수능 공부에 전념하기는 마찬가지다. 자녀를 두고 부모만 귀성길에 오르거나, 수험생 뒷바라지를 위해 올해 추석은 집에서 조용히 보내기로 하는 경우도 있다. 먼 귀성길을 오가다 행여나 수험생 컨디션이라도 틀어질라 몸과 마음을 다잡는데 전념하고 집 근처 도서관, 독서실 등에서 체력을 아끼며 공부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이모(포항 양덕동)양은 “수능이 2개월밖에 남지 않아 이번엔 큰집에 가지 않고 혼자 남아 공부하기로 했다”며 “부모님도 큰집에 가느냐고 질문조차 하지 않으셨고 돌아다닐 시간에 문제 하나라도 더 풀어봐야 한다”고 털어놨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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