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씨앗 채취 중단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수목인 너도밤나무가 남벌되고 있다는 지적<본지 9월 19일자 4면>에 따라 산림청이 너도밤나무 씨앗 채취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부산림청 울릉국유림사업소는 “너도밤나무는 씨앗이 많이 열리지 않는데다 곧게 자라 씨앗 채취가 힘들고 많은 양을 채취하기 위해 인부들이 나무에 올라가야 하는데 따른 사고 위험이 높아 19일부터 씨앗채취를 중단했다”고 20일 밝혔다.

산림청 관계자는 너도밤나무 남벌과 관련해 벌목 인부들이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빨리 많은 양의 씨앗을 모으기 위해 나무를 벤 것같다”며 벌목 사실을 인정했지만, 벌목된 나무의 구체적인 수량과 보관처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산림전문가들은 “너도밤나무의 씨앗채취는 쉽다”며 “나무 아래에 떨어져 있는 씨앗을 거두거나 나무 밑에 그물을 치고 흔들어 떨어지는 것을 채취하면 된다”고 말해 산림당국이 의도적으로 너도밤나무를 베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너도밤나무 자생지 인근에서 우산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온 양모씨(63·서면 남양리)는 “우산 고로쇠나무도 어지간히 크면 1달에 수액을 80~100ℓ를 채취할 수 있을 정도”라며 “나무가 울릉도 물공급과 자연재해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릉도 너도밤나무와 비슷한 나무가 자생하는 일본 이즈(伊豆)시 관광정보에는 ‘보수력(保水力)이 있는 너도밤나무’로 소개되고 있다. 울릉도에 물이 풍부한 것은 너도밤나무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울릉/김두한기자

    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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