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위판부터 조업 나빠
생산비도 못 건져

▲ 20일 울릉수협의 올해 첫 오징어 위판장에서 김병수(오른쪽 세번째) 울릉군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두한기자
“땡그랑, 땡그랑∼”

20일 오전 6시 울릉도 저동항 울릉수협 위판장에서 첫 위판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울릉수협이 올 들어 첫 오징어위판에 나섰다.

이날 식전 민생탐방에 나선 김병수 울릉군수가 첫 위판을 지켜보는 가운데 이레호(9.77t·채낚기)가 어획한 오징어를 위판대에 쏟아냈다.

대 5급(1급 20마리, 급당 3만원) 15만 원, 중 16급(1급당 1만 5천 원) 24만 원, 소 6급(1급 당 5천 원) 3만 원 등 42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선주 겸 선장 이주혁(62)씨는 “올해 들어 첫 조업인데 밤새도록 잡은 오징어 어획고가 유류대 밖에 안 된다. 앞으로 기상이 나빠 조업할 시간도 얼마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며“지금부터라도 오징어가 많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울릉군수협에 위판 된 오징어는 11척이 위판해 911만 원(척당 83만 원 정도)의 위판고를 올렸다. 밤새도록 조업해 유류대와 선원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오징어가 조금씩 잡히고 있지만 어민들의 얼굴은 밝지 못하다.

매년 조금씩이나마 이어지던 오징어 조업이 올해는 첫 위판부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어민들은 그래도 매년 5~6월에 꽁치와 함께 잡히는 작은 오징어와 7~8월 박스(일명 박스바리)에 담아 육지로 나가 생물을 판매, 생계비에 보탬이 됐으나 올해는 지금까지 아예 구경조차 못하고 있다.

중국어선의 북한 수역 싹쓸이 조업과 기온상승으로 오징어 조업기간 늦어지는 등 어민들의 근심만 가득하다.

울릉도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싹쓸로 인해 매년 오징어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그나마 남하하는 오징어를 국내 트롤어선들이 또다시 싹쓸이 해 머지 않아 동해에 오징어 씨가 마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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