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맞벌이 가정 증가
‘간편 명절’ 선호 강해져
포항 죽도시장 내 음식점
차례상 음식 주문 폭주
20만원~100만원대까지
다양한 상차림 선택 가능

명절 주부 스트레스 1순위로 꼽히는 제수용 음식 만들기 문화가 바뀌고 있다.

맞벌이가정 증가로 간편한 명절나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차례상에 오를 음식을 직접 만들던 가정이 줄고 음식점에서 요리한 제수용 음식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떡, 과일, 생선, 산적 등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을 모두 만들어 배송해주는 ‘완제품 차례상’은 주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포항지역 최대의 전통시장인 죽도시장 내 위치한 폐백음식점 10여곳은 연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폐백음식점 특성상 평소에는 주로 결혼식에 쓰이는 음식이 많이 판매되는 편이지만 설과 추석명절에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제수용 음식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이곳에서 폐백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50·여)씨는 “명절 1∼2주 전부터는 주문전화가 폭주해 밤을 새는 경우도 많다”며 “일손이 부족해 가족, 지인들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백음식점을 찾는 손님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음식은 데우기만 하면 차례상을 완성할 수 있는 완제품 차례상.

고객의 기호에 따라 한 상에 최저 20만원에서 50만원, 100만원까지 다양한 상차림이 가능하다.

가장 저렴한 20만원 상을 주문하더라도 완성된 음식으로 차례를 지낸 후 10명의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먹을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발표한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이 23만2천370원(전통시장 기준)임을 감안하면 완제품 차례상을 주문하는 것이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이같은 이유로 명절 증후군을 앓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음식을 ‘해 먹는 명절’에서 ‘사 먹는 명절’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

주부 김모(43·여)씨는 “예전에는 장보기에서부터 음식만들기까지 명절만 되면 꼬박 이틀을 차례상 준비에 소비했다”며 “2년 전부터 완제품 차례상을 주문해 차례를 지내기로 결정했는데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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