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재 영

어둠이 밤을 채웠다

진한 커피처럼 짙었다

귀로 모이는 모든 소리들

딱히 저 소리야

손뼉 칠 소리는 새벽이 다가와도 없었다

날밤의 꼬리로 따라오는

새벽노을이

밤새 채우고 다듬은 시작(詩作)보다

아름다웠다

명작이었다

밤 새워 시작(詩作)에 몰두하다 새벽을 맞는 시인이 새벽 노을이라고 표현한 새벽 먼동의 아름다움을, 그 경이로운 풍경을 명작이라고 감탄하고 있음을 본다. 밤새 세상을 뒤덮은 깊은 어둠을 밀어내고 새날이 밝아오는 미명의 시간을 붉게 물들이며 다가오는 먼동이야말로 세상 어떤 화가도 그릴 수 없는 명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