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강한 독성을 가진 붉은 개미가 발견되면서 방역당국이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지난해 부산항에서 처음 발견된 붉은 개미가 항만이 아닌 우리나라 내륙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붉은 개미는 개미과에 속하는 개미의 일종이나 정식 명칭은 붉은 독개미다. 붉은 개미 엉덩이에 있는 독침에 쏘이게 되면 솔레놉신 성분 때문에 화상을 입은 듯한 심한 통증이 일어나고 상처 부위가 가렵고 증상이 더 심해지면 쏘인 부분이 붓기 시작해 몸에 발진이 난다. 일부 사람은 호흡곤란 등의 과민증상도 일어나는데, 이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붉은 개미에 쏘인 사람들 중 약 100여 명 정도가 매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살인 개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부산에서 최초로 발견된 붉은 개미는 해외에서 들어온 컨테이너에 묻어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붉은 개미의 발견으로 한때 초비상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부산에 이어 인천과 최근에는 평택항에서도 붉은 개미가 발견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붉은 개미의 출현이 잦아져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올 1월 붉은 개미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생태계 교란 생물이란 외래 생물 중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을 말한다. 붉은 개미의 국내 침투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모든 유해 생물에 대한 방역은 초기 진압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발생한 메르스처럼 초기 방역으로 전염성 확산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으면 최상이다. 보건 당국도 붉은 개미가 발견된 대구 공사장 현장에 있던 조경용 석재에 대한 방제 작업을 벌였다. 현재로선 공사장 현장 바닥이나 주변지역으로 붉은 개미가 나온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입장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발견된 붉은 개미는 여왕개미와 공주개미, 개미집이 통째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군락을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문제의 석재가 대구까지 오는 과정에서 검역절차가 전혀 없었고 조경공사 나흘만에 발견된 것 등은 찜찜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당국도 매뉴얼에 따라 매일 방역작업과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결과는 지켜 보아야 한다.

추석을 앞두고 붉은 개미가 발견된 인근 지역 상인과 주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한다. 상인들은 추석 대목을 앞둔 가운데 나타난 붉은 개미가 악재로 작용할까봐 전전긍긍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아이들이 물릴까 이래저래 걱정이다.

항만이 없어 외래종 습격에 비교적 안전지대로 생각했던 대구도 이번 독개미의 발견으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 만사 유비무환의 자세로 방역에 신경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