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등 남측 경제인
리룡남 부총리와 면담

문재인 대통령을 특별 수행해 평양을 찾은 경제인 17명은 18일 오후 리용남 북한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 면담을 시작으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19일에는 경제시설 참관 등 북한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일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갖는 오후 3시30분부터 5시까지 방북 경제인들은 북측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만나게 된다”고 밝혔다. 리룡남(58) 북한 내각 부총리는 북한의 대외경협 분야를 책임지는‘실세’경제관료로 알려졌다. 현재 김정은 정권의 경제정책 총책임자는 박봉주 내각 총리이며, 리룡남을 비롯한 9명 가량의 내각 부총리는 박 총리 휘하에서 각 정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리 부총리는 박봉주 총리보다 직위에서는 다소 뒤지지만 북한의 외자 유치와 대외 경제협력 분야를 총괄하는 전문가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인들과 향후 남북 경협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예전에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경제인들을 만난 북측 관계자들의 면면을 감안해봐도 리 부총리는 비교적 고위급 인사로 평가할 수 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때는 손병두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경제관련 특별수행원들이 정운업 당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회장 등을 만났다. 2007년 2차 정상회담에서는 대기업 대표 간담회에 한봉춘 내각 참사를 단장으로 장우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 조현주 민경련 책임참사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이번 남한측의 방북 경제인 특별수행단에는 대기업 회장과 경제단체 수장들이 포진해 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북한 인프라 사업을 주도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전력 등 공기업 대표, 남북경협을 연구하는 산업은행장, 4차 산업혁명 분야 협력을 위한 IT(정보통신) 기업인 등이 포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남북경협 성과물이 나올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등은 북한 당국의 경협 구상과 의지를 확인하는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등은 방북 준비 과정에서 과거 남북 경협 사례와 북한 경제에 대한 내부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북사업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북한에 가서) 잘 보고 오겠다. 우리가 아는 것(북한 경제)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북에 참여한 경제인 특별수행단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평화정착,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 등 선결 요건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비핵화 협상과 별개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데다 남북이 경협을 의제 놓고 협상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를 허물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박형남기자

    평양·서울공동취재단=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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