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서해직항로로 방북
평양시민 수천명 한반도기 환영
육·해·공군 인민군 의장대 사열
예포 21발 발사 국가원수로 예우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 도착한 뒤 마중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은 18일 오전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서해 직항로를 통해 북한 유일의 국제공항이자 고려항공의 허브공항인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춘 환영행사로 맞이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직접 공항 활주로까지 나와 영접했고, 인민군 의장대(명예위병대)는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장행사를 벌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문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순안공항에 착륙하고 나서 7분 뒤 활주로에 미리 깔아둔 레드카펫 위로 부인인 리설주와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 내외는 주민들의 함성 속에 레드카펫을 걸어 문 대통령의 전용기 트랩 앞에 섰다. 곧이어 전용기 문이 열리고 문 대통령 내외가 등장하자 김 위원장 내외도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트랩을 내려와 다가서자 김 위원장은 두 팔을 벌려 힘 있게 문 대통령을 껴안은 뒤 서양식으로 뺨을 맞부딪히는 인사를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리설주와 김 위원장은 김정숙 여사와 악수하면서 정답게 내외끼리 대화를 나눴다. 이후 김 위원장은 공식 환영행사 내내 문 대통령에게 방향을 안내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부부와 인사한 뒤 영접 나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노동당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 등 북한 고위 인사와 악수했다. 이후 북한 화동이 바치는 꽃다발을 받은 뒤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인민군 의장대 사열은 명예위병대장인 김명호 육군 대좌(대령)의‘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라는 보고와 함께 시작됐다. 군악대가 ‘조선인민군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지휘자의 구령에 맞춰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자 두 정상이 레드카펫이 깔린 의장대 앞을 걸어서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항 의전행사는 국가 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최고예우로 영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0년 6월 13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항공편으로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나 2007년 10월 2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육로로 평양 4·25문화회관에 도착했을 때도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날 인민군 의장행사 때 국가연주는 생략됐으나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예포 21발 발사는 국가원수로 예우한다는 의미다. 과거 두 차례 평양 정상회담 때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포는 생략됐다. 지난 4월 27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남측지역을 방문했을 때도 국군의장대를 사열했지만, 예포발사와 국가연주는 없었다. 인민군 의장대의 규모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 300여명이었던 국군의장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의장대 사열 이후 문 대통령은 활주로에 마련된 사열대에 김 위원장과 함께 올라 인민군 의장대와 군악대의 분열을 받았다. 육·해·공군 의장대는 대오를 맞춰 사열대 앞으로 행진하면서 ‘우로 봐’경례를 했다.

인민군 의장대 분열은 2000년 평양 정상회담 순안공항 환영행사 때는 없었지만, 2007년 평양 정상회담 4·25문화회관 앞 환영행사 때는 실시됐다.

이날 순안공항에는 평양 시민 수천 명이 나와 인공기와 한반도기, 조화 등을 흔들며 문 대통령 일행을 환영했다. 평양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등장한 것은 역대 남북정상회담 중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김진호기자

    평양·서울공동취재단=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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