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온 국민의 시선이 남북정상으로 쏠리고 있으나 서민들의 입장에선 코앞에 닥친 추석명절 맞기가 더 급한 일이다. 시중 경기가 좋아 추석명절 분위기가 뜬다면야 한가한 마음의 여유도 생기겠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 10년 내 최악이라는 경기지표도 나왔다. 예년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거라 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대로 월급쟁이는 월급쟁이대로 걱정이 앞서는 추석이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올해 추석경기도 암울하다. 대구지역 기업들이 느끼는 올 추석 체감경기가 작년 추석보다 더 나빠졌다. 지역기업 265곳 가운데 응답 업체의 77.4%가 지난해 추석보다 체감경기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 때보다 6.8% 포인트가 늘어난 것으로 10개 업체 중 8개 업체가 경기가 나빠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 경기가 나빠졌다고 대답한 업체의 70.3%가 자금사정이 나빠졌다고 말해 추석을 앞둔 지역기업의 자금 사정도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여금은 응답 업체의 56.7%가 지급할 것으로 응답했으나 지난해 추석 상여금 지급률 71.2%에 비하면 14.5%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말 조사한 경기실사 지수도 비슷하다.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월의 종합 전망치는 92.2를 기록, 100을 밑돌았다. 전달(89.2)보다는 소폭 상승했으나 추석명절의 내수 상승 등을 고려하면 9월의 제조업 경기는 매우 부정적이라는 평가다.

올 추석경기가 대구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에도 고용사정은 점차 더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맞은 우리의 명절 추석이 어쩌면 명절특수가 실종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질 것 같아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올 여름 무더위의 후유증으로 추석 물가도 덩달아 올라 서민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추석 명절이 되고 있다. 모두가 힘든 추석명절이지만 그래도 우리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명절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전통 명절은 본래 이웃과 함께 나누는 정신을 갖고 있다. 음식을 함께 나눠 먹고 오랫동안 떨어졌던 가족과 친지를 만나 정을 나누는 것이 우리 명절의 의미다.

추석명절을 바로 앞두고 해마다 늘어나던 기부금도 올해는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공동모금회 등에 접수되던 기부 건수와 기부금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것이다. 경기가 나쁜 탓이지만 이웃에 대한 사랑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까 우려도 된다. 사회복지 시설이나 독거노인 등과 같은 소외층이 이웃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명절이 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