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1988년 서울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남북 공동올림픽’을 꿈꿨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7일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식에서 “서울 하계올림픽은 앞선 1980 모스크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과 달리 동독과 서독 등 동서 국가가 12년 만에 ‘손에 손잡고’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남과 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한반도기를 앞세워 개회식에 공동 입장하며 ‘대립의 벽을 무너뜨리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떠올렸다. 그는 또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한민족이 진전된 평화의 길을 보여줄 수 있다. 세계와 소통하는 역사를 쓸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서화합을 이룬 1988년 서울올림픽의 정신이 2032년 올림픽으로 이어져 남북 화합을 이루길 바라는 메시지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위원장은 더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안민석 위원장은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가 한 걸음 다가온 느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뜻을 밝혔다. 북한이 받아들이면 민족의 꿈인 남북 공동올림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며 “내일 시작하는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김정은 두 정상이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를 합의하고, 선언하길 바란다.

남북 공동올림픽은 북한을 세계 무대로 끌어내는 불가역적 선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88년 당시 문화부 장관으로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이어령 전 장관은 비화를 전했다.

이 전 장관은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을 준비하면서 용과 부채춤, 호돌이를 뺐다. 중국을 떠오르게 하는 용, 일본 문화와 가까운 부채춤 등을 빼 대륙과 해양 국가와 다른 우리만의 반도 문화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 또한, 호돌이 대신 ‘굴렁쇠 소년’을 등장시켜 우리만의 ‘비우는 문화’를 강조했다. 결국, 서울올림픽은 인종, 언어, 남녀 등 모든 벽을 뛰어넘어 손에 손잡고 세계로 나가는 기적을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외빈들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세르게이 붑카 IOC 집행위원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정신을 2018년 평창에서 계승했다. 한국이 30년 동안 일군 위대한 성공에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슈미트 전 헝가리 대통령은 “한국이 서울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미군이 주둔하는 전쟁 위험이 있는 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올림픽은 올림픽이 세계평화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고 했다.

공식 행사가 열리기 전, 올림픽공원 수변 무대에서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구성원 1천488명과 대한민국 선수단 645명의 이름을 새긴 ‘영광의 벽’ 제막식을 열었다.

이전까지는 서울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조직위 주요 인사의 이름만 영광의 벽에 새겼지만, 30주년을 기념하며 서울올림픽에 나선 모든 선수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쓴 조직위 구성원 전원의 이름을 넣었다. 자원봉사자를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인사 문구도 새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