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맞은 방송인 박경림
내달 19∼21일 ‘리슨 콘서트’ 개최

▲ 박경림. /위드림컴퍼니 제공
“초등학교 5학년 때 소풍 가서 옆 반 반장 대신 800명 학우 앞에서 마이크를 잡는 순간 ‘평생 마이크 잡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친구들의 박수를 받으니 하나도 떨리지 않았어요.”

방송인 박경림(39)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 19∼21일 ‘리슨 콘서트’를 연다.

1999년 국내 최초로 토크 콘서트를 시도한 박경림은 2014년에도 자기 이름을 건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난 박경림은 “‘리슨 콘서트’란 내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닌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공연”이라고 기존 토크 콘서트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20년 동안 말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는데, 앞으로의 20년은 어때야 할 것인지고민이 많았어요. 말이 많다고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죠. 말을 잘 하려면 잘 들어야겠더라고요.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듣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편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한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 하고 이번 공연을 열게 됐어요.”

그는 ‘들어주는 것’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도 전했다.

“전에는 이야기를 들으면 해결해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상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죠. 들어주는 데서 나오는 ‘나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유대감을 만드는 힘이 크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는 “저도 준비를 하지만, 관객이 자신의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이야기할수 있도록 판을 만들었다”며 “콘서트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경림은 자신의 20년 활동도 돌아봤다.

“참 많은 일이 있었구나 싶어요. 방송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죠.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문제를 겪고, 가정에 집중하니까 일이 줄어들었고, 아이 키우면서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나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도 들어봤죠. 그러다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공연도 했고요. 20년 동안 많은 경험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초등학생 때부터 마이크를 잡고 싶었다는 그는 최근에는 영화 관련 행사 등에서진행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경림은 “저 또한 ‘성덕’(성공한 덕후) 출신이라 팬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리고 무대에 서는 연예인의 마음도 안다”며 “제가 그 마음들을 잘 전달해야 한다. 다들 마음을 잘 열어준다”고 강조했다.

박경림은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해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저를 친근하게 생각하고 자기의 이야기를 편하게 해줘요. 처음 만나는 사이인데도요. 제가 해드린 것도 없는데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는 게 감사하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이제 그 사랑을 제가 더 표현해야 하는 때 인 것 같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