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혜 전

벽입니다

나는 담쟁이가 되어

온몸으로 안았습니다

연두빛 입술로

초조한 진초록 가슴으로

견딜 수 없어 붉디 붉은 심장으로

끄탠 벽입니다 그려

그래도 추울까봐 , 외로울까봐

늙어 버린 핏줄로라도

안고 있을 겁니다 나는

시인은 왜 생명감이 전혀 없는 차가운 직벽을 담쟁이가 되어 온몸으로 안고 끝내 거기에 자신을 통째로 몰입하고 던지려 하는 것일까. 시인은 담쟁이의 푸른 손이 푸른 가슴이 혼신을 다해 벽을 기어오르듯, 직벽 같은 어둡고 힘겨운 삶의 환경과 여건일지라도 꿈을 버리지 않고 극복해나가겠다는 강단진 생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