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은 오는 12월 25일까지 4, 5전시실에서 Y 아티스트 프로젝트 10 ‘염지혜 : 모든 관점 볼텍스’전을 열고 있다.

‘모든 관점 볼텍스’전은 ‘Y 아티스트 프로젝트’ 10번째 선정 작가인 염지혜의 개인전이다. 이 프로젝트는 젊은 작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2년부터 추진 중이다.

염지혜(36)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골드스미스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했다.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동시대 사회 이슈에 주목한 작가는 2016년 송은미술상, 2015년 SeMA 신진작가로 선정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모든 관점 볼텍스(Total Perspective Vortex)’는 더글라스 애덤스(Douglas Adam)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등장하는 심리적 고문기계다. 이 기계에 들어가 방대한 우주 지도를 직면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느낀다. 전시‘모든 관점 볼텍스’는 이 점을 차용했다.

인간은 모든 관점으로 세계를 볼 수 없다. 특정 주관이나 특정 프레임으로 세계를 바라본다. 모든 관점이란 신의 관점으로 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러나 모든 관점으로 세계와 인과(因果), 우주의 질서를 보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또 볼텍스는 소용돌이를 뜻한다. 역사는 직선으로 이뤄 지지 않고 나선형이 엮이어 소용돌이를 이룬다는 측면에서 진리는 직선적이지 않고 나선형의 모습이다. 여러 가지 얽히고 섥??소용돌이 볼텍스 모양이다.

염지혜는 우주론, 우주과학, 의학, 철학, 인류학,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진화심리학, 로보틱스, 정신분석학, 미학, 영화학, 예술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이용해 우주의 비밀과 인류의 미래를 탐구한다.

작가는 불가능한 ‘모든 관점의 볼텍스’로 가능한 한 가지를 추구한다. 바로 꿈꿀 권리다. 불가능한 비밀을 가능성의 문으로 안내하고픈 꿈이다.

이번 전시는 바이러스, 레이어, 첨단기술 등 3가지 주제의 영상설치작업을 통해 급변하는 동시대와 인류 문명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이 온다. 은밀하게 빠르게(2016)’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며 느낀 바이러스에 대한 사유와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대중매체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커런트 레이어즈 Current Layers(2017)’는 동시대 삶의 형태와 행동 방식이 어떻게 변모됐는지 모색하고 진단한다.

또한 작가는 ‘미래열병(2018)’에서 ‘미래를 위한 진보는 곧 첨단과학기술 선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믿음 아래 현대 사회는 ‘미래 열병’이라는 전염병을 앓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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