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자진사퇴
김병준 비대위 체제서
인적청산·쇄신 불만 표출

▲ 자유한국당 일부 초선의원들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협위원장직을 자진해서 내려놓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재창당 수준의 당 혁신 촉구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순례, 김규환, 성일종, 김성태, 이은권, 김성원, 문진국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초·재선의원 14명이 13일 당협위원장 자리를 자진사퇴하며 재창당 수준의 개혁과 혁신을 주문했다.

한국당 김성원·김성태(비례대표)·성일종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백의종군하고자 한다. 당 전체에 이러한 정신이 전면적으로 확산해 재창당 수준의 개혁과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한다”며 “재창당 수준의 혁신과 새 출발을 촉구하기 위한 실천적 노력으로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병준 비대위 체제에서 인적청산·쇄신이 더딘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비대위가 구성돼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절박함이 묻어나야 개혁과 혁신에 무게가 실린다”고 밝혔다. 이은권 의원은 기자회견 뒤 “비대위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는데 초선 의원들이 뭔가 좀 해야 하지 않나 해서 선언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

선언서에는 경북에 지역구를 둔 장석춘(구미을), 송언석(김천) 의원을 비롯해 재선 김성찬 의원, 김성원·김성태(비례대표)·문진국·이양수·이은권·성일종·김순례·이종명·김규환·임이자· 정유섭 의원 등이 동참했다. 이중 김순례, 이종명, 김규환, 임이자 의원은 당협위원장직을 맡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협위원장직을 맡지 않고 있는 이들은 명단에서 제외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선언에 동참한 송언석 의원은 이날 TK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계파싸움을 하는 것을 보고 정말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의 환골탈태 혁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의한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석춘 의원은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협위원장직을 당장 사퇴하는 것은 아니다. 당협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당에서 판단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사인이다. 나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의 혁신작업을 촉구한 것”이라며 “당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비대위원장이 당 혁신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왔던만큼, 당 혁신을 하루 빨리 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지금하지 않으면 향후 인적청산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에 참여한 한 의원은 “대정부 질문, 예산심의 등 국회 일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참여했다”며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나부터 희생하겠다는 각오로 서명한 것이고,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은 혁신에는 공감하지만 자기희생을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초재선 의원 가운데 경북은 2명의 의원이 당협위원장 자리를 자진사퇴하겠다고 밝힌 반면 대구지역 초재선의원들은 동참하지 않았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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