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을 새로운 자회사로 맞이했다. 지방금융그룹으로서는 유일하게 은행, 보험, 증권을 모두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면모를 일신했다.

비자금 조성과 직원채용 비리 등으로 오랜 시간 내홍을 겪어온 대구은행으로서는 모처럼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지난 3월 이후 공백상태에 빠진 대구은행장 선임 문제도 이번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로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각종 비리연루 의혹으로 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은행장이 구속되는 불행한 일을 겪었다. 직원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는 임직원들이 사법 조치를 받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금융기관으로서 신뢰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은행은 그동안 내부비리 등의 문제가 불거졌으나 오랜 시간을 지내면서 한 번도 제대로 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한 채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가 아직까지 행장이 없는 불안정한 경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이젠 잘못된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약의 발길을 내디뎌야 할 때가 됐다. 하이투자증권의 인수 확정은 그런 점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측도 새로운 행장 선임의 시기를 증권사 인수 후로 생각해 온 터라 DGB금융그룹의 향후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 속에 DGB금융그룹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다각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은행권에 집중된 이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된다. 은행 측은 현재 비은행권 올 2분기 수익비중이 8.7%에서 21%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금융그룹의 한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도 맞게 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전국에 28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DGB금융이 취약한 수도권과 동남권에 주된 사업권을 갖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로 은행과 증권 상품이 결합된 금융복합 점포를 개설할 수 있어 기존보다 뛰어난 영업의 시너지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강점에 큰 기대를 두고 있다.

DGB그룹 관계자는 “2020년까지 총자산 100조원, 순이익 6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을 본거지로 한 DGB금융그룹의 성장은 지역사회 및 경제권에도 더 큰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 이번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박수를 보낸다.

이젠 6개월 넘게 공백상태인 후임 행장 선임에 박차를 가해 그룹내부의 활력을 찾아야 한다. 차기행장 선임과 관련,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것 등 DGB지배구조 개선안이 검토되고 있는 모양이다.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등을 일으킨 최고 경영자에 대한 사외이사의 견제장치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은행의 경영을 투명하게 할 제도의 개선으로 DGB금융그룹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이투자증권의 인수가 변곡점이 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