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인명 구조할 고가사다리차 운전할 사람이 없었다니…청도 목욕탕 화재 들여다보니
소방서 조작가능 인력 태부족
현장 늑장 출동 등 허점 드러나
고층 호텔 투숙객 등 혼비백산
당국 신속한 구조 해명과 딴판
인력·장비 보완 등 서둘러야
손병현·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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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9.12   게재일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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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사다리차 조작요원이 부족해 청도 화재에 멀리 떨어진 경산 사다리차가 출동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청도 용암온천 화재(본지 12일자 1, 4면 보도) 당시 청도소방서가 사다리차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인력 부족으로 출동하지 못한 것으로 본지 확인취재 결과 드러났다.

12일 경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18개 소방서가 모두 고가차를 비롯한 굴절차 등 사다리차를 보유하고 있다. 청도소방서 역시 35m(5∼10층)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차를 갖고 있었다. <관련기사 4면>

하지만 이 사다리차가 출동하지 못한 이유가 굴절차를 운전하고 고가사다리 조작이 가능한 소방공무원은 휴가 중이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5층짜리 온천 건물의 화재가 지하 1층이어서 당시 근무 중이던 소방공무원 5명은 모두 화재진압용 차량과 구급차 위주의 초기 화재 진압팀을 꾸려 출동하는데 그쳤다. 청도소방서 내에 사다리차 조작이 가능한 소방공무원이 5명이나 화재당시엔 1명이 근무중이었다. 하지만, 화재진압용 소방펌프차를 몰고 나가야 하는 데다 비번 근무자를 불러내 사다리차를 조작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긴급을 다투는 상황이어서 ‘경산서에 지원요청하는게 빠르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해명이다.

이날 지하 1층에서 시작된 불은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화재로 인한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그런데 건물 4∼5층에 진입할 수 있는 소방 사다리차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 신속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산소방서에서 출동한 사다리차가 1시간 가량 지난 오전 10시 5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구조가 끝난 뒤의 뒷북출동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온천은 지상 5층에 지하 1층, 연면적 5천470㎡의 규모로 1∼3층은 목욕탕, 4∼5층은 숙박시설로 이뤄져 있다.

제 때 도착해야 할 사다리차는 오지 않자 4∼5층에 있던 온천 호텔 투숙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이날 화재 당시 5층에 투숙 중이던 김모(32·여)씨는 “불이 난 것을 알고 난 후 몰려오는 검은 연기에 ‘이제 죽는구나’ 싶을 정도의 극도의 공포심을 느꼈다”며 “화재경보도 없는 상황에 4층으로 내려가 보니 이미 연기가 가득차서 탈출 시도도 못했다. 방법은 창문을 열고 구호를 외치거나, 옥상이나 야외테라스를 찾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북소방 당국은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신속한 인명구조 및 진화작업으로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최소한의 재산손실로 신속히 처리했다”고 해명한 것과는 판이한 상황이 전개됐다. 그럼에도 소방당국은 “사다리차가 도착하기 전 재빨리 간이 사다리를 이용해 화재 현장 진입에 성공했고, 화재진압을 비롯한 인명구조 활동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인명피해만 없었을 뿐 화재 진압과정의 허점이 숱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다리차만 보급했을 뿐 이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3교대 근무 특성을 고려하면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차 운전자 확보나 직무수행 능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화재가 발생하면서 비로소 문제점이 드러난 셈이다. 필요하다면 근무요원들이 모든 장비 종류별로 활용할수 있도록 보수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선 소방서가 보유한 사다리차는 크게 두 종류로 알려졌다. 사다리가 펼쳐지는 고가차와 유압식 굴절차가 있다. 이들 차량은 또 최대 높이에 따라 27m·35m 굴절차와 46m·52m 고가차로 각각 2가지로 구분된다. 고층 건물이 없는 군부(郡部) 소방서에는 35m 굴절차 1대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시부(市部)에는 35m 굴절차와 52m 고가차를 1대씩을 갖고 있다. 도내 소방본부를 비롯해 소방학교와 18개 소방서가 보유한 사다리차는 모두 35대다.

일각에서 각 시·군 소방서 아래에 두고 있는 읍·면·동 119안전센터 수와 도내 면적에 비해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경북에는 23개 시·군의 95개 119센터에 모두 3천617명의 소방공무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는 도내 필요한 소방인력에 비해 인원이 30%나 부족한 것이다.

지역별로 고층 건물 수에 따른 사다리차 보유기준도 비현실적이다. 도내 한 소방관은 “소방공무원 채용 및 소방장비와 관련한 예산의 경우 도내 신규 건물과 개발 등에서 거두고 있는 목적세와 일반세입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목적세의 경우 다른 광역시보다 신규건물 수와 개발 행위가 적어 수입이 많지 않다. 일반세입은 도지사의 의중이 중요한데 최근 소방관련 예산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청도/손병현·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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