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층 건조기서 발화 후
천장 환풍기 쪽서 재발화
화재경보기 정상작동 않고
대피방송마저 하지 않아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청도용암온천 화재가 지하 1층 건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청도소방서, 청도경찰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12일 오전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가 난 온천 건물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하 1층에 위치한 세탁물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정전기가 발생해 불이 난 것으로 잠정분석했다.

불은 지난 11일 오전 9시 15분께 지하 1층 건조실에 있는 건조기 2대 가운데 1대에서 시작돼 환풍기 등을 타고 오전 9시 54분께 1층으로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나자 직원 2명이 이동식 분말 소화기를 사용해 10분 만에 껐지만 30분 뒤 건조실 천장 환풍기 쪽에서 재발화돼 1층으로 번졌다”고 말했다.

또 화재발생당시 건물 내부에 설치된 화재경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온천직원이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 판단해 건물 전체 전원을 차단하면서 대피방송도 이뤄지지 않았다. 직원들은 탈의실 등을 돌며 이용객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렸지만 모든 온천이용객이 화재사실을 인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불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청도소방서 측은 “1995년에 사용 승인이 난 이 온천은 소방법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라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청도용암온천 관계자는 “소방시설 자체 안전 점검을 대충하고 화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14∼15일 합동감식 결과를 발표한다.

화재 발생·대처 등의 과정에서 과실이 드러나면 책임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청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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