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초가을의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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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9.12   게재일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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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의호<BR>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리도 지독히 덥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제법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봄이 계절의 여왕(Queen)이라고 하는데가을은 계절의 왕(King)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선선한 바람과 가을꽃이 만개할 9월은 싹이 돋고 꽃이 피는 5월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에게 9월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달이기도 하지만 그 그리움 속에서 많은 삶을 느낀 그런 달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9월은 그리움, 삶, 사랑, 회한들이 얽히는 달이다. 대학시절엔 축제가 열려 캠퍼스의 낭만이 깃들었던 그런 달이다.

9월에는 여러 가지 체육행사들이 줄을 잇는데 그중에서 필자가 좋아하는 축구, 테니스, 골프 같은 모임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월드컵에서 세계 1위 독일에 승리하고 아시안 게임에서 숙적 일본을 이기고 우승한 축구소식은 스포츠팬들을 신나게 한다. 정현같은 세계적 스타가 등장한 테니스팬들도 기분이 최고라고 한다.

그런데 정치는 현 정부의 지지도가 50% 이하로 내려가면서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 싫든 좋든 정치적인 판단이 한 군데로 모이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이제 의견이 둘로 갈리는 혼란에 빠져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지금 너무 나쁜 상황이다. 집 값은 수도권 중심으로 크게 오르고 있고 최저임금 여파로 중소상인들이나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면서 일자리 문제가 우울하게 하고 있다.

교육은 어떤가? 최근 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은 외고와 자사고의 폐지, 입시제도의 또다른 변화로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과학고에서 과학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 외고에서 언어적 감각이 있는 아이들, 또는 자사고에서 특정 분야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보아서는 안 된다. 입시 과열 때문에 정부가 외고,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하지만 이런 논리는 옳지 않다. 선진국의 모든 나라가 엘리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수고를 폐지하고 모두 일반고로 전환한다면 일류대학을 향한 일률적 교육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대학들을 골치 아프게 만들고 있는 것은 역량강화 명목으로 대학을 평가하여 지원을 차등화하는 정책과 대학 자율을 해치는 ‘정시모집 확대’ 등의 강제적 입시정책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로 대학입학연령 인구의 감소가 이해되긴 하지만 교육부의 강제적인 대학폐지, 지원축소 등은 대학의 또다른 큰 고민이다.

정시모집 확대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수시모집 확대를 강요하여 많은 대학들이 수시모집 위주로 편성되는 상황에서 다시 수능위주의 정시모집 확대는 대학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절대평가의 도입은 결국 변별력을 위한 대학별고사의 필요성 속에 대학들은 면접 등을 시험수준으로 강화하려 할 것이다.

그냥 대학의 자율에 맡기고 시장원리에 맡기면 어떨까?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꽃은 코스모스다.

가을이 오면 길가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는 젊은 시절 걷던 캠퍼스 길이 생각난다. 코스모스는 그냥 순수하고 순리대로 걷는 그런 인생의 길을 생각나게 한다.

지금은 아파트촌으로 없어졌지만 그 길을 걸으면서 정의를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하던 기억은 또렷이 다가온다.

안보는 물론이지만, 정치, 경제, 교육 등 분야에서 큰 변혁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순수하고 순리대로 걷는 그런 코스모스같이 순백한 사회가 되길 빌어본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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