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균열→땅 꺼짐 후
도로 쪽으로 건물 기울어
사고발생 4달 지나도록
인도 정비 등 임시방편만
위험건물 그대로 방치

▲ 지난 5월 9일 포항시 남구 해도동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 싱크홀이 발생하고 주변 건물과 도로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오후 도로 쪽으로 기울어진 건물이 사고 발생 넉 달이 지나도록 특별한 안전조치 없이 방치되어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최근 서울에서 주변 공사현장 터파기 공사로 인한 지반약화로 건물·도로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지난 5월 포항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에 대한 후속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상도유치원 건물 붕괴사고와 지난달 31일 금천구 가산동 아파트 주차장 도로 붕괴사고는 모두 인근 공사현장 터파기 공사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5월 9일 포항시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4층 상가건물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이날 새벽부터 지반이 주저앉기 시작하더니 건물이 눈에 보일만큼 확연히 기울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건물 앞 도로는 폭 5∼8㎝, 길이 30∼40m의 균열이 발생, 왕복 4차선 도로 가운데 2개 차로가 즉각적으로 통제됐다.

세 사고 모두 사전징후가 포착됐으나 제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붕괴로 이어졌다. 특히 포항 상가건물의 경우 사고 10일 전인 지난 4월 29일께 공사장 입구 인도에 가로·세로 5m, 깊이 1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관할기관인 포항시 남구청은 인도를 잠시 통제하고 모래와 흙을 메우는 복구작업을 통해 싱크홀을 제거했다.

하지만 싱크홀 복구 이후에도 벽면이 갈라지고 땅이 조금씩 주저앉는 현상은 지속됐고, 끝내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로 이어지고 말았다.

당시 포항시는 상가 바로 옆 오피스텔 공사장에서 지하터 파기를 하던 중 지하수가 흘러나와 땅이 내려앉았다고 밝혔다.

시는 임시방편으로 땅속에 콘크리트를 넣어 메우고 울퉁불퉁해진 인도와 도로도 정비한 후 2개월만인 지난 7월부터 재개통했다. 이후 사고발생 넉달이 지났음에도 기울고 뒤틀린 상가는 철거하지 못한 채 여전히 흉물로 남아있다. 건물주가 오피스텔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해 양측간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반이 무너져 한동안 통제됐던 공사현장 앞 도로는 복구 후 지질안전조사를 통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사고 건물의 경우 개인소유라 재산문제가 걸려있어 조치를 취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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