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재 종

장마 걷힌 냇가

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

은피라미떼 보아라

산란기 맞아

얼마나 좋으면

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

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

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

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

푸른 햇발 튀는구나

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

께끗한 사랑 하나 닦아 세울

날랜 연인아 연인들아

장마 끝난 맑고 투명한 여울물을 치고 오르는 은피라미떼가 있는 깨끗한 그림 한 장을 본다. 시인은 피라미떼를 ‘은백의 유탄’이라고 표현하면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경이롭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도 이러한 깨끗한 사랑, 정결한 정신을 염원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