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와이드 포항 노사협의
2차 조정안, 찬반투표서 부결
노조 “3차 부결땐바로 파업”
13년만의 ‘버스대란’ 우려 커
포항시, 전세버스 임차 등
비상 수송대책 준비 나서

포항시내버스업계의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간 어렵게 합의했던 2차 조정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최종 3차 조정 절차를 남겨 놓고 있으나 노사 협상안에 대한 입장차가 커 자칫 파업의 수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마지막 3차조정이 부결될 경우 노조 측은 바로 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이여서 13년만의 ‘버스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코리아와이드 포항 등에 따르면 지난 8, 9일 이틀간 치러진 2차조정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조합원 317명 중 찬성 118표, 반대 173표, 기권 26표로 부결됐다.

그동안 코리아와이드 포항 노사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협상에 들어가 노조 측은 24일 근무에 323만원, 사측은 24일 근무에 269만원을 협상안을 각기 내세우며 대립했다. 이후 1차 조정과정에서는 양측간 임금 격차가 35여만원 선으로 좁혀졌고 2차 조정 과정에서 24일 근무, 294만원으로 잠정 협의했다.

2차 조정 협의안이 조합찬반 투표에서 부결됨에 따라 노·사·정은 마지막 3차 조정 과정을 밟게 됐다. 3차 조정은 10일 오후 5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렸고 2차 조정과정의 노사 협의를 통한 조정공고안 대신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받게 된다. 노조 측은 빠르면 11일 조합원을 소집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오는 13∼14일 재차 투표를 가질 예정이다. 이 투표에서도 부결이 나오면 노조는 바로 파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여태현 코리아와이드 포항 노동조합장은 “파업과 관련해 노조원들의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다”며 “3차 조정에 대한 투표를 이번주 목·금요일에 실시할 예정인데 이 역시도 부결이 나온다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규 코리아와이드 포항 총무부장은 “10일 진행한 3차조정에 노조 측과 사측, 그리고 시 관계자까지 참여했다”며 “조정결과에 따라 회사는 따르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버스업계 파업이 가시화함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항시내버스 파업을 우려할 필요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파업에 따른 비상수송대책를 마련하는 등 최악의 파업사태에 대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시의 비상수송대책에 따르면 파업 시작과 동시에 30개 노선에 169대 전세버스를 임차해 운용할 예정이다. 안내공무원 투입 총 660명, 탑승 624명, 차고 20명, 상황대기 16명 등이다. 소요예산은 7일간 10억500만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의 대책은 총 109개 달하는 버스 노선을 감당하는데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아 파업이 시작되면 시민들의 교통불편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 관계자는 “조정 과정 동안 파업을 막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번번히 무산돼 안타깝다”며 “혹시라도 모를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속대책을 이미 완료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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