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집중호우로 수위 상승
유속 빨라지며 힘 못 이겨”
복구팀 “교량·수상데크 연결
설계변경 하자 때문”

▲ 안동시가 수 십억 원을 들여 안동댐에 조성한 ‘선성수상길’이 개방 1년도 안 돼 무너지자 긴급 복구하고 있다. /손병현기자

안동시가 수 십억 원을 들여 안동댐에 조성한 ‘선성수상길’이 개방 1년도 안 돼 무너지자 설계상 하자 또는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에 위치한 선성수상길 입구에서 수상데크로 내려가는 교량과 교량 사이를 이어주는 세로형 철골구조물이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넘어가 물에 잠겨버렸다.

다행히 관광객들의 통행이 없었던 오전 시간대에 무너져 인명피해는 없었다. 만약 주말 오후에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났다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안동시는 이날 ‘선성수상길 내 통행 제한 안내’라고 적힌 노란색 현수막을 걸고 일부 구간 통행을 제한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다리를 건설한 시공사와 지난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전문잠수부를 고용해 다리를 들어 올리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골구조물 보수를 위해 전남 목포에서 5t급 부력기구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복구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12일부터 통행이 재개 될 전망이다.

이 철골구조물은 댐 수위에 따라 아래위로 움직여 교량의 높이를 조절하게 돼 있다. 하지만 최근 안동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안동댐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유속이 빨라진 탓에 그 힘을 이기지 못해 교각이 무너졌다고 시 관계자는 해명했다.

반면, 현장 복구팀 관계자는 “현재 댐 수위는 홍수위보다 낮은 수준으로 그 전보다 수위가 상승한 것은 맞지만, 철골구조물을 넘어뜨린 원인은 아니다”며 “그 원인은 교량이 연결된 수상데크가 움직이면서 교량과 교량을 잇는 철골구조물을 한쪽으로 밀어 버렸기 때문에 균형을 잃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설계에는 없었던 교량과 수상데크 연결 고리가 안전상 문제로 설계 변경됐다”면서 “오히려 그 안전장치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복구현장에서 철골구조물 아래에 부력장치를 투입해 공기를 주입하자 가라앉은 방향이 다시 물 밖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반대쪽 교량과 연결된 수상데크가 밀고 있는 힘이 더 강해 또다시 구조물의 다른 방향이 물에 잠겨버렸다.

한편, 안동시 도산면에 조성된 선비순례길 조성사업(총연장 130㎞, 전체예산 320억) 중 ‘선성수상길’은 선성현길 1코스 내 1㎞ 구간에 42억원이 투입됐다. 전체구간의 0.7%에 해당하는 길이지만 예산은 13% 이상 들어갔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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