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발생해 3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환자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메르스는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도 강하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에 업무 출장한 61세 남성이 메르스 환자로 확진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격상했다. 또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환자와 접촉한 사람 파악에 나서 현재 감염 가능성이 큰 진료 의사 등 밀접 접촉자 명단 22명을 확인했다. 이들은 자택 등에서 별도 격리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 감염 노출 가능성이 있는 ‘일상 접촉자’가 5명(외국인 1명 포함)이 확인됐다. 대구시와 경북도 보건당국은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일상 접촉자는 격리되지 않고 14일동안 관할 보건소가 상태를 파악해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집중 관리하게 된다. 통상 메르스는 잠복기가 2∼14일이라 앞으로 2주가 메르스 확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이번 메르스 발생은 환자 본인과 병원 측이 침착하고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초기 대응이 적절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다르게 신속한 대응으로 수습도 잘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년 전 메르스 사태는 환자와 병원, 보건당국 모두가 초기부터 대응을 허술하게 함으로써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 당시 보건당국이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때까지 217일간 환자 186명이 발생하고 그중 38명이 사망했다. 1만6천명이 격리될 정도였으니 메르스가 일상 활동에도 많은 지장을 주었다.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고 각종 모임 등이 줄줄이 취소되는가 하면 식당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어져 내수경제가 흔들했다. 메르스가 단순히 질병이 아닌 일상 활동에 타격을 가하면서 사회경제적 손실이 30조원에 달한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번 메르스 발생이 초기에 잘 대응해 잡아야 하는 것도 이런 쓰라린 과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총리도 “늑장 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했다. 지나칠 정도의 민감한 대응만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보아야 한다. 늦었지만 공항 검역체제에 대한 점검도 다시 있어야겠다. 이번 메르스가 환자와 병원 등 민간에 의해 신속히 확인이 되면서 수습의 길을 찾았으나 검역당국의 관리는 여전히 허술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의 고통이 어느 때보다 크다.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일어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재난이 올지 알 수 없다. 당국과 국민 모두가 메르스 발생에 경계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