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강석호 외통위원장도 거절

▲ 자유한국당 김병준(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강석호(자유한국당, 영양·영덕·봉화·울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5당 대표를 초청한 것과 관련해 동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연 정당 대표들이 그렇게 갈 이유가 있는가 싶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문제부터 걸려 있다”며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제안 직후에는 별도 성명을 내고 ‘실질적 비핵화’가 전제될 때 역할을 하겠다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협상과 대화의 주체는 단순할수록 좋다”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가 실질적 비핵화를 추진할 수 있는 약속을 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 비핵화가 확인되면 그 결과에 따라 우리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소속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동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되어서 가는 것이라면 모를까 지금으로선 그냥 병풍노릇하러 가긴 그렇다”며 “여야 원내대표끼리 (오전에)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 관련해서 이야기했는데, 대통령이 가는데 수행해서 간다는 것은 우리(국회 정당)가 가서 할 역할이 없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남북 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당 대표를 참여시켜 거국적인 차원에서 지지를 획득하려는 문 대통령의 뜻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남북외교에서 우리의 체통을 지켜야 한다. 당 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주영·주승용 부의장 역시 불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초당적 외교 협력 차원에서 국회의장단과 각 당 대표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외교나 안보 문제에서 여야로 갈라지는 것은 바람직한 게 아니다”며 “가능한 한 더 갔다 와야 이해도 되고, 그렇기 때문에 가도록 권고를 더 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정상회담은 초당적으로 함께 해야 한다”며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 역시 “크게 환영한다”며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역진 불가능한 남북평화체제 안착이 가시화되고 남북한의 수장뿐만 아니라 남북 국회의 교류가 상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