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부사장
1천500억 넘는 상속세
이달 말 완납 계획
경영재편 마무리

이태성<사진>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1천500억원이 넘는 상속세 완납을 앞두고 있어 세아그룹의 3세 경영체제가 굳어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태성 부사장은 오는 30일 국세청에 250억~300억원에 달하는 잔여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이라는 것. 이태성 부사장은 2013년 부친 이운형 선대회장이 해외 출장 도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 은성·호성·지성 등 세 누나와 함께 당시 주식 가치만 3천800억원에 가까운 자산을 상속 받았다.

유족 일가가 부담하게 된 상속세는 1천500억~1천8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이 이번에 상속세를 완납하면 모든 상속세가 마무리된다. 이태성 부사장은 2013년 국세청에 연부연납을 신청한 뒤 매년 1회씩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작년에는 상속세 조기 납부를 위해 한 차례 더 내기도 했다.

연부연납은 상속제나 증여세 규모가 클 경우 장기간에 걸쳐 납부하는 제도다.

이태성 부사장은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재원 대부분을 계열사인 세아제강의 지분을 매각해 마련했다. 그는 2013년 부친이 보유하고 있던 세아제강 주식 77만5천878주(지분 12.93%) 가운데 50만3천31주(지분 8.38%)를 상속 받았다.

이태성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10.74%에서 상속 이후 19.12%로 늘어나면서 세아제강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태성 부사장은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하면서 2014년부터 올해 2월까지 세아제강 지분을 수십 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지분은 19.12%에서 현재 4.2%로 줄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태성 부사장이 세아제강 지분 매각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사촌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과의 사촌 경영체제를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은 각각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을 맡아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특수강 등 특수강 부문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 세아홀딩스와 강관 부문, 해외자회사 관리가 주력인 세아제강으로 나눌 수 있다.

이태성 부사장이 세아제강 지분을 매각하는 동안 이주성 부사장의 세아제강 지분은 2013년 10.77%에서 11.85%로 늘었다. 현재 세아제강 최대주주는 이주성 부사장이다.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제강 지분 매각 대신 세아홀딩스 지분을 사들였다. 이태성 부사장이 보유한 세아홀딩스 지분은 상속 직후 26.36%에서 현재 35.12%로 늘었다. 모친 박의숙 회장 지분(10.65%)과 본인의 개인회사 에이치피피 지분(5%)을 더하면 50%가 넘는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상속세 완납으로 3세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의 독자 경영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성 부사장은 지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속세 재원 마련이 힘들지만, 성실 납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상속세 납부는 사회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인데, 특별한 경우로 조명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편법을 쓸 수 있는 시대도 아닐 뿐 더러 세아 가치상 편법이 용납될 수 없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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