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 1기 청년창업 성공사례
곤충 ‘페로몬’ 활용 친환경 해충방제 전문기업 (주)에이디
인터뷰 권기봉 에이디 대표

▲ ㈜에이디 권기봉 대표를 비롯한 연구원들이 곤충 페로몬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경북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의 지원 덕분에 사업 초기 일찍 자리를 잡았고, 창업 1년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달성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됐습니다.”

새로운 창업에 대한 수많은 정부의 지원과 정책들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지만, 신규 창업에서 살아남는 창업주는 극히 드물다. 10명 중 한두 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극악의 성공률을 보이는 창업, 그러한 창업 전선에서 창업 1년 만에 500%의 급성장을 이룬 (주)에이디 권기봉(35) 대표를 만나 청년창업의 성공담을 들어봤다.

- (주)에이디의 간단한 소개해 달라

△(주)에이디는 곤충 페로몬을 이용한 친환경 해충 방제 전문회사로 현재까지 곤충 페로몬 관련 자체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국내 유일한 회사이다. 곤충 페로몬 및 물질 합성 기술, 곤충 페로몬 루어 및 트랩 개발, 개발 제품의 현장 적용 등 최적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안동대 화학과 출신 청년 5명이 모여 지난해 6월 초기 자본 2천만원으로 창업. 사업 시작 약 6개월 만에 2억원의 매출 기록했고, 현재까지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올해까지 총 12억원의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 어떤 계기로 곤충 페로몬 사업을 하게 됐는지

△지역에서 중·고등학교에 이어 안동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처음 취업한 곳이 곤충 페로몬을 이용한 친환경 농업 해충 방제 회사였다. 그곳에서 곤충 페로몬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당시 국내 곤충 페로몬 관련 회사 대부분이 페로몬을 분석해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수입해 포장재만 바꾸는 식으로 판매를 하는 실정이었다. 해외에서 생산한 곤충 페로몬 제품의 경우 국내 곤충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아 국내에선 그만큼 방제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국내 곤충 페로몬의 정확한 화학식을 분석해 국산화된 제품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방제 효과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그 기대감은 적중했고, 국내 곤충 페로몬 관련 자제 기술 제품을 보유한 국내 유일한 회사가 됐다.

▲ ㈜에이디의 연구원 왼쪽부터 김영운(35)책임연구원, 권기봉 대표, 이신동(34)선임연구원, 백경규(35)책임연구원.      안동/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 ㈜에이디의 연구원 왼쪽부터 김영운(35)책임연구원, 권기봉 대표, 이신동(34)선임연구원, 백경규(35)책임연구원. 안동/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 곤충 페로몬은 무엇이며, 국내외 시장 규모는

△곤충 페로몬의 사전적 의미는 곤충이 몸 밖으로 분비해 같은 종류의 다른 곤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화학 물질이다. 즉 곤충의 종(種)내에서 의사 교환이나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체내에서 합성해 냄새로서 이동, 먹기 찾기, 짝짓기, 알 낳기 등을 위해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것이다.

이런 곤충 페로몬을 이용, 농작물과 산림에 유해한 곤충을 유인해 포획하는 ‘곤충 페로몬 제품 시장’의 전 세계 규모는 현재 1조5천746억원에 이른다. 북중앙아메리카가 9천908억, 유럽 2천900억, 아시아 1천10억, 오세아니아 820억, 남아메리카 670억원 순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80억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4차 친환경 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친환경 농업 육성정책이 추진하고 있어 시장 규모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내 친환경 페로몬 제품 지원 사업 분석에 따르면 유기농과 무농약 등의 친환경 농산물의 시장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그 사업 규모도 매년 증가해 2020년에는 193억원, 2024년에는 726억원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정부는 내년 1월부터 농산물에서 ‘등록되지 않은’ 농약이 0.01ppm 이상 검출되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분류됨에 따라 잔류 농약 걱정이 없는 곤충 페로몬 친환경 해충 방제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 창업 초기 힘들었던 점과 어떻게 극복했는지

△창업 초기 페로몬 국내 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나를 비롯한 전 직원 전원이 연구원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유통하기까지의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제품 판매에 앞서 특허 등록·출원, 디자인 등록 등 막대한 초기 자본도 필요했다. 그러던 중 경북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로부터 창업초기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제품 특허 등록·출원, 디자인 등록 등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서도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우리 사업과 관련된 기관들과 네트워크 형성을 할 수 있어 제품 개발 후 유통경로 확보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를 통해 낸 특허를 담보로 특허기술보증기금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아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 특허등록 5건(국내 3건, 중국 1건, 일본 1건), 특허출원 1건, 디자인등록 4건, 유기농업자재공시 4건의 지적재산을 갖출 수 있었다. 또 농촌진흥청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연구 과제에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됐다.

▲ ㈜에이디 권기봉 대표가 노린재의 페로몬을 활용해 유인·포획하는 트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에이디 권기봉 대표가 노린재의 페로몬을 활용해 유인·포획하는 트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나무재선충병 매개 하늘소를 친환경적으로 유인·포획하는 트랩을 비롯해 농작물에 매우 심각한 피해를 주는 노린재를 유인·포획하는 트랩, 성페로몬을 이용해 나방류의 교미를 교란하는 제품과 예찰 트랩, 골프장과 그 밖의 잔디밭에 피해를 주는 풍뎅이류를 포획하는 트랩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그중 노린재 트랩의 경우 최근 국내 농업 대표기업인 팜한농과 연간 7억6천만원 규모의 제품 계약을 체결했다. 또 경북능금농협 판매처에 나방류 교미 교란제와 예찰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 현재 경북 도내 소나무 숲은 재선충에 시달리고 있다. 제품 중 소나무재선충병 매개 하늘소 유인·포획 트랩이 있던 데 어떤 제품인가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를 잡아야 해결할 수 있다. 솔수염하늘소는 4월에 부화해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먹으면서 소나무재선충을 감염시키고, 가을철 나무껍질에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이런 하늘소 포획에 최적화된 유인 물질(페로몬, 카이로몬)구성과 산림환경에 적합한 유인제 방출기, 매개 하늘소 포획 전용 트랩으로 갖춰져 매우 우수한 유인 포획력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특히 강력한 유인제의 시기별 복합적 역할로 윤인해 매개충 우화후부터 시작해 후식·교미·산란시기까지 전 기간에 걸쳐 유인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항공방제와 나무주사를 이용한 예방에 나서고 있다. 방제의 경우에는 꿀벌과 같은 좋은 곤충들도 함께 죽일 수 있고 소나무 근처에서 자라는 송이버섯에 잔류할 수 있다. 나무주사의 경우에는 나무에 구멍을 뚫어 약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주사를 맞은 소나무의 경우 침입하는 선충의 번식을 막음과 동시에 잎이나 줄기를 갉아먹은 솔수염하늘소의 수명을 절반 이상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감염 시기를 늦출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 때문에 매개충인 하늘소를 포획할 수 있는 이 제품을 함께 써야 소나무재선충병의 원천 차단이 가능하다. 이 제품의 경우, 산림청에 검증을 받아 국제방제메뉴얼에 등록된 제품이다.

- 진행 중인 사업과 신제품 개발 상황은

△최근 농촌진흥청이 12억원을 들여 3년간 해외에서 들어오는 해충을 유인하는 페로몬과 트랩 개발에 대한 연구과제에 참여하게 됐다. 이를 통해 3년간 약 2억여 원의 연구과제비를 확보했다. 또 단독으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 1억8천만원을 들여 2년간 노린재 유인을 위해 빛과 페로몬을 연구하는 사업에도 선정됐다. 이는 빛에 대한 노린재류 반응을 규명하고 트랩 형태 및 구성, 후각 및 시각 기반 친환경 노린재 전용 유인등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밖에도 담배나방과 담배거세미나방 2종에 대한 교미 교란제, 노린재류 기피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페로몬을 활용한 친환경 해충 방제 외에도 시장 흐름과 소비자들의 충족에 맞춘 모기류 기피제와 바퀴벌레 트랩, 진드기 트랩도 개발했다.

- 창업에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무모하고 즉흥적인 도전보다는 사전에 경험을 쌓으면서 착실하게 준비를 한 뒤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도 역시 학교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해 7년간 경험을 쌓았다. 그곳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없다.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고 거기에 미치지 않고서는 성공의 길에 가까이 갈 수 없다.

‘곤충 페로몬’이라는 것이 지역 농가에서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큰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국내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해외 제품이 고가에 팔리고 있고 해외 환경에 맞춘 제품이다 보니 국내 해충에는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곤충 페로몬 제품 자체의 신뢰성을 떨어트려 농가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여기에서 착안해 곤충 페로몬 국산화에 성공한 (주)에이디는 안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를 비롯해 성남시, 용인시, 경북산림환경연구원 등과 함께 다양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앞으로는 경북도를 비롯해 안동지역 농민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동/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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