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숙 서양화가 초대전
포항시립중앙아트홀서
3~9일 작품 37점 선봬

▲ 박경숙作 ‘결-깊고 푸른’
▲ 박경숙作 ‘결-깊고 푸른’

서양화가 박경숙(55) 작가의 초대전 ‘존재, 깊고 푸른’이 3일부터 9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열린다. (재)포항문화재단이 지역 예술계에 기여도가 높고 창작활동이 왕성한 작가들을 초청해 개최하고 있는 ‘2018 포항우수작가초대전’의 일환이다.

박경숙 작가는 캔버스 대신 종이에 볼펜과 물감으로 작업한다. 크고 작은 흰 종이 위에 볼펜으로 수천, 수만 번 죽죽 그어 내리고 색색의 아크릴 물감을 흩뿌리고 또 선을 긋고 물감을 드리핑하고 페인팅을 수없이 반복한다. 지속적인 노동의 과정, 그리기의 연속으로 이뤄진 작업과정의 몰입 속에서 작품이 생성되는 것이다. 작품은 무한한 평면성을 향하며 전체이자 일부이며 일부이자 전체로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녀의 볼펜 작업은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교과서나 공책 등의 가장자리 빈 곳에 무의식적으로 볼펜으로 낙서를 하던 경험에서 비롯된다. 종이에 볼펜은 비단 박경숙 작가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친숙하며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일상 가장 가까이에 존재하는 평범한 재료다. 그런 편안함과 일상의 습관에서 비롯된 작품은 점, 선, 색의 기본적인 조형요소, 압축된 재료와 표현기법으로 회화의 기본적인 본질에 다가가고 있다. 볼펜 드로잉에서는 강한 에너지, 볼펜의 리드미컬한 율동감을 통해 작가의 제스처가 느껴지고 섬세하게 뿌려진 물감 자욱들을 통해서 작가의 섬세한 마음이 전달된다. 작품은 선과 색, 점, 리듬과 작가의 액션 등 각각의 요소가 작용해 보는 이에게 풍부한 상상의 근원을 제공한다.

‘존재, 깊고 푸른’을 주제로‘결-심연’‘결-환희’‘결-깊고 푸른’‘결-들꽃’등 평면 작품 37점을 선보인다.

박경숙 작가는 “많은 것이 곧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단순함이 모든 사물의 가치를 더해 주는 핵심이자 중요한 요소임을 터득한 후 최소한의 재료와 기법만으로도 예술적 감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또한 회화의 본질(구성요소)인 점, 선, 면으로도 창작에 있어서 무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본질’이 핵심이고 근간(根幹)을 이루고 있는 것이 나의 작업”이라고 했다.

 

▲ 박경숙 작가
▲ 박경숙 작가

박효진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박경숙 작가는 긴 작업과정의 시간 속에서 일상의 복잡한 마음의 갈등을 모조리 잊어버리고 무념무상의 시간 속에서 작품과 일체돼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작업과정을 순수하게 즐기며 수행과 정화의 과정으로 여겼으며 그것은 창조의 과정이자 해소의 과정이며 작가가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자아 성찰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경숙 작가는 포항 출신으로 동국대 미술학과와 영남대 조형대학원 예술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목우회공모전, 한국수채화공모전, 경북미술대전에서 입선했다. 그동안 포항대백갤러리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인전과 한·중교류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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