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산공원묘원
“시가 수익금배분 중단 통보
내달부터 운영 맡지 않을터”
“조례변경은 구두협의된 것”
시, 대책도 없이 공허한 해명

구미시와 구미시립납골당 운영권자간 수익금 배분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납골당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시립납골당 운영이 중단될 경우 대안 시설이 없어 장례대란마저 예고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구미시로부터 시립납골당의 운영권을 위탁받은 재단법인 선산공원묘원이 오는 9월부터 운영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미시가 그동안 선산공원묘원에 제공했던 납골당 수익분배금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자 선산공원묘원은 적자 운영을 이유로 납골당 운영 포기를 선언하고 나선 것.

선산공원묘원 관계자는 “지난 17년간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면서 납골당 1관을 운영한 것은 15년 봉안 기간이 끝나고 나면 서서히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며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구미시가 봉안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수익금을 나눠주지 않겠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적자에 허덕이라는 말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처음 구미시가 납골당을 지을 땅이 없다고 해서 우리 재단의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지금 공사 중인 2관의 땅도 전부 재단의 땅으로 그동안 모든 편의를 구미시에 제공했는데 어떻게 이런식으로 뒤통수를 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구미시는 수익금을 배분하지 않고 위탁운영금을 늘려 준다고 하지만, 인건비와 시설관리에 사용되는 실제 금액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욱 황당한 것은 지난해 시설운영조례를 변경하면서 재단과 단 한번의 상의도 없었다”며 “일방적으로 시의 입장을 이해하고 적자를 보더라도 참으라고 하는 건 대체 무슨 경우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8월 31일부로 운영을 손을 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처음에 위탁운영비를 턱없이 적게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운영비를 현실화하기 위해 위탁운영비를 일원화 한 것이지 시가 수익을 가로채려거나 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례 변경은 그전 담당자와 구두로 협의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가 공식적인 일을 하면서 구두로 협의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욱 큰 문제는 당장 선산공원묘원측이 운영에서 손을 놓으면 대처할 방법이 사실상 없어 시민들의 장례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선산공원묘원측은 지난 1월 시립납골당 운영 중단을 통보했지만, 구미시는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시민불편을 외면한 안일한 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시의 직원 1명이 납골당 운영에 대한 업무를 배우고 있긴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대처할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시민 김모씨(64)는 “시민을 볼모로 두 기관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도 볼썽사납지만, 구미시가 향후 발생할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질책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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