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추석 앞두고 관심
여름 기후 영향 크게 받아
최근 비로 폭염 만회 기대
기상조건 맞으면 평작 예상

가을의 진객 송이<사진> 수확철을 앞두고 송이 작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이는 해마다 고급 추석 선물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어 최대 성수기를 맞는 추석을 한달 여 앞두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송이집산지인 영덕, 울진, 봉화, 영양 지역 농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가을산 송이의 작황을 결정짓는 것은 기후 조건이다.

올해 7, 8월은 사상 유례 없는 폭염과 가뭄이 지속됐고 8월 하순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이어져 송이 작황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관심거리이다.

영덕군이 지난해 발간한 ‘송이버섯 생태보고서’에 따르면 송이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온도는 17도 가량이다.

강수량은 1천~1천400㎜의 범위였다. 또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별 강수량에도 영향을 받는다. 6월 강수량이 많을수록 발생량도 증가했고, 6월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송이 발생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8월 강수량이 많고 기온이 높을수록 발생량은 증가했다. 9월 강수가 극단적으로 부족하면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종합하면 송이 작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온도와 습도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돼야 땅속의 균사가 잘 자라고 균사가 잘 자라야 버섯생육도 잘 되기 때문이다. 기온이 너무 높거나 산속이 건조하면 균사 생장에 지장을 줘 흉작으로 이어진다.

이에 송이산지 주민들은 올여름 한 달 가까이 지속한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으로 송이 균사가 죽지 않았을까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여름 무더위로 송이 작황이 부진, 흉작으로 이어지며 송이 값이 급등해 1등급 수매가가 ㎏당61만1천원에서 73만5천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폭염 이후 찾아온 태풍과 이어지는 폭우가 여름철의 악조건을 만회할 수 있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태풍 이후 기온이 크게 떨어진 데다가 비까지 내리면서 산속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기온이 너무 낮거나 비가 너무 많이 와도 균사가 썩거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송이산지 주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영덕군 송이농가 A씨(65)는 “이달 중순 산지를 한번 돌아봤는데 상황이 무척 나빴으나 최근 비가 자주 내려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송이농가 이모씨(65)는 “올 여름 최악의 폭염이 계속될 때는 송이가 흉작이 될까봐 하루 하루 걱정이 태산이었다. 하지만 태풍 이후 기온이 떨어지고 비도 내리고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 9월까지 기상조건만 잘 갖춰지면 평년작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덕군산림조합 관계자는 “앞으로 날씨가 중요하다. 비가 그친 뒤 기온이 다시 올라가면 흉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영덕/이동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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