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
“댓글조작 프로그램 이용해
민주당 위해 선거운동” 적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해 온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지난해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집중적인 댓글조작을 벌인 것으로 결론냈다. 특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면 문재인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 특검은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은 이날 오후 최종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재판과정에서 드루킹과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 지사의 공소사실에 “김 지사는 드루킹 등과 함께 2016년 11월경부터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및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했다”고 적시했다.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에게 킹크랩 초기 버전을 보여주고 김 지사의 허락을 받아 프로그램을 본격 개발했다는 드루킹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또 “드루킹 등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해 킹크랩 개발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2016년 12월경 실전 투입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고도 했다. 특검은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운용 첫 달인 2016년 12월 총 1천154번의 공감·비공감수 조작을 벌인 사실을 파악했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이 본격화한 2017년 1월 1만4천872번, 2월 2만4천757번으로 활동량을 20배 넘게 늘린 사실도 함께 알아냈다. 이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3월에는 다시 74만8천39번으로 조작 규모를 늘렸고, 대선국면에 접어든 4월에는 768만3천677번, 대선이 치러진 5월에는 748만1천997번의 조작을 벌이는 등 사실상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은 드루킹이 대선 국면 댓글조작을 위해 킹크랩에 사용된 휴대전화를 10대 안팎에서 100대 수준까지 확충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도 특검에서 대선을 위해 댓글 작업을 벌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특검의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법정에서 대선을 염두에 두고 댓글조작을 지시·승인 여부를 놓고 사활을 건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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