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 송

갯바람의 무리는

산죽(山竹)들이 언 살을 비벼내는 소리로 사각대었고

황혼은

황사처럼 잘게 부서져 곱게 쌓였다

양곡을 나와서 슬프다던 그대

숭숭 뚫린 그물 같은 함지에 와서야 편안한가

탁류에 떠밀리는 철새들

이제 곧 젖은 깃털을 털고 돌아갈 것이다

어쩌면 새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고

땅과 계절과 사람들만이 밀물에 떠밀릴진대

산을 이고 온 그대,

여처럼 물속에 잠기고 싶은 충동 일지 않는가

장대송의 시에는 자주 죽음이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짐을 느낀다. 시인의 눈에 들어오는 사물과 자연은 생명을 이어가려는 몸부림, 반복적이고 곤고한 상태로 인식되어진다. 시인은 객관적 거리에서 그것들을 바라보며 애써 삶을 이어가는 대상에 대한 따스한 눈빛을 쏘아보내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