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갤러리 29~10월 31일
‘영남서예·문인화 맥이음전’
다양한 작품 100여점 전시

▲ 손성범作
대구·경북 지역 서예·문인화단을 이끈 여성 원로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포스코갤러리는 오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대구·경북 서(書), 화(畵), 각(刻)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 ‘2018 영남 서예·문인화의 맥 이음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에는 한국 서예·문인화의 전통을 계승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일군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여성 원로 작가 6명의 서예·문인화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참여작가인 손성범, 이영순, 전현주(문인화), 류영희(한글서예), 권향옥(한문서예, 초서), 이주강(서각) 작가는 모두 대한민국 미술대전·한국문인화대전·경북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등 40년 이상 경북과 대구를 근거지로 활동했거나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역량 있는 작가들이다.

한국 서예는 19세기경 추사(秋史) 김정희를 중심으로 한양에서 발전했다. 이는 근대에 이르러 지방화단으로 퍼지며 민족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영남화단은 호남화단과 더불어 양대산맥을 이루는 화단으로, 1923년 발족한 교남서화연구회가 영남서화로 개칭해 영남 서예 문인화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의 정신이 깃든 문인화와 실험서예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영남 서예의 발전과 활성화를 도모하는 화합의 장으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러모으고 전통 예술의 맥을 이어나가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필일회성의 단필로 이뤄낸 여백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가장 심오한 예술로 불리는 문인화의 진수를 보여줄 문인화가 손성범, 이영순, 전현주 작가의 작품은 전통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풍미를 강조한 작품들이다. 사군자, 화조화, 동물화 등 작가의 심오한 생각들을 절제의 선과 여백의 미로 강조하고 있는 작품들 속에 퍼진 가을 묵향이 바쁜 일상에 지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 주기 충분해 보인다.

손성범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경북도전·대구시전 초대작가로 활동하면서 작가로서의 기반과 함께 지역 문인화 활성화의 토대를 만들었으며 1982년부터 향사묵연회를 운영하면서 그의 영향을 받은 수많은 후학들이 포항 서예계를 이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선비적인 문기(文氣)와 더불어 섬세한 안목으로 녹여진 부드러움이 배어 있는 ‘송수천년’ 등 10여 점을 선보인다.

이영순 작가는 2007년 대한민국 전통미술 올해의 작가상 수상, 대구여성작가회장 역임했으며 전통 문인화의 격조와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는 작품 ‘장춘부귀’ 등을 내놓았다. 전현주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심사위원과 대구문인화협회장을 역임했고 대구미협 서예·문인화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구여성초대작가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 작가는 농담의 처리가 자연스럽고 먹빛이 수려한‘비파’같은 열매, 목련, 장미 등 꽃, 소나무 등을 통해 문인화에 대한 정성과 창작 열정을 담아냈다.

류영희 작가의 ‘님을 위한 마음’과 권향옥 작가의 8폭 병풍 ‘여교덕성장’등 불교 경전과 시·명시의 구절들은 서예가의 바른 자세와 삶의 지침이 될 명언들을 담아 예술가의 지침서라 보기도 한다.

류영희 작가는 ‘제5회 한국예술문화명인’,한국여류서예가협회 부이사장, 한국서학회 부이사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이사 및 심사위원 등도 지냈으며 대구시문화상, 대구중구구민상 등도 수상했다. 권향옥 작가는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초대작가·심사위원, 한국여류서예가협회 이사, 안동대 한문학과 강사를 역임했다.

이주강 서각가는 ‘무’(108각)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해인사의 산문입구에 걸린 ‘법보종찰가야산해인사’란 12m 대형현판을 비롯해 대구시의 달구벌대종, 봉정사·청량사 등의 사찰에 걸린 현판, 재실·관공서·공공건물에 걸린 현판, 주련, 기문, 상량문 등 수백점이 그의 손으로 제작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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