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 월

빨리 몸을 풀고 싶은

만삭의 임산부처럼

끔뻑거릴수록 멀어져가는

헤아릴수록 선명해지는 잠

가쁜 하루 살아낸 거친 숨소리

늘어지는 한숨소리

한숨만큼 불어나는 별

그리고, 불면(不眠)

‘한숨만큼 불어나는 별’이라는 시행에서 얼마나 불면이 지독한 것인가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불면은 무거운 빛 타래를 쥐고 긴 어둠의 회랑을 끝없이 걸어가는 것은 아닐까. 감당하기 힘든 그 어떤 힘이 있어 소리없이 자신을 흔들어 깨워 불면에 이르게 하는 걸까. 시적 자아의 힘겨운 시간들을 읽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