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이 23일 오전 서해안을 지나 한반도를 통과할 것이라 한다. 이번 태풍으로 남해안, 제주도 산지, 지리산 부근은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6년만에 한반도를 통과하는 이번 태풍으로 농작물 등 많은 농가의 피해 또한 예상된다.

제주도는 일부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으며, 전국이 태풍 솔릭으로 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21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에 들어갔으며 경북도는 농축수산물 시설관리에 특별히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우리지역 농가는 봄철 냉해와 여름철 긴 폭염으로 전례없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상태다. 만약 이번 태풍이 겹친다면 엎친데 덮친 격이 돼 농민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경북도 집계에 따르면 올 여름 폭염 지속기간 동안(7월11일∼8월 16일)동안 도내 농작물 피해면적은 총1천236ha에 이른다. 전국 피해면적의 절반 수준이다. 작물별로는 과수가 761ha로 가장 많았고 채소 278ha, 전작 139ha, 특작 53ha로 나타났다. 특히 사과는 일소(햇볕 데임) 현상으로 수확이 어려워진 곳이 많았으며 수박과 복숭아, 인삼 등 모든 작물에 걸쳐 피해가 발생했다.

또 경북도내 닭 61만여 마리, 돼지 6천여 마리, 기타 가축 1만1천여 마리 등 총 62만9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포항 등 동해안 4개 시군 43개 양식장에서는 강도다리, 우럭 등 58만2천여 마리가 폐사해 최악 폭염 속에 농어업인의 고통이 적지 않았다.

사과의 경우 생산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농가 수익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과일과 채소류의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아 밥상물가가 비상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전월대비 0.4%가 상승해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위로 작황이 나빠진 배추, 무, 시금치 등 채소류는 폭등 수준에 있으면서 이달 들어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제사상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의 걱정이 늘어지고 있다고 한다. 시중의 경기가 불안한 데다 물가마저 크게 올라 마음이 편치가 않다. 이런 상황 속에 태풍 솔릭으로 피해가 발생한다면 민심이 흉흉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각 자치단체가 단단히 준비를 해 폭풍 피해 예방에 나서야 한다. 어차피 태풍이 지나가면 최소한의 피해는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피해규모를 줄이는 데는 당국의 세세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온 가족이 즐겁게 마주앉아야 할 추석 차례상이 물가 폭탄으로 뒤덮여 버린다면 서민의 삶이 얼마나 초라해 보일까 싶다. 당국의 세심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