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일자 차로 이동하는
두 태풍간 영향 주고받을땐
서쪽으로 경로 이동 가능성 대구·경북, 직접 영향권서 벗어날 수도 있어 ‘주목’

한반도 통과가 예정된 태풍 ‘솔릭’과 일본을 가로지르는 태풍 ‘시마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태풍의 진로 뿐만이 아니라 한·미·일의 태풍예보도 주목받고 있다. 기상 재난 중 가장 강력한 태풍은 진로에 따라 피해지역과 피해 규모에 큰 차이가 날 수 있어 기상당국은 정확한 진로 예측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현재 제19호 태풍 ‘솔릭’과 제20호 태풍 ‘시마론’이 동시에 발생해 북상 중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9호 태풍 ‘솔릭’은 이날 오후 3시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360㎞ 부근 해상을 지나 23일 오후 3시 광주 서쪽 약 100㎞ 부근 해상에 진출,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제20호 태풍 ‘시마론’은 21일 오전 9시 괌 북쪽 약 720㎞ 부근 해상을 지나 24일 오전 9시 독도 동북동쪽 약 41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해 일본 혼슈섬 남단을 가로지를 전망이다.

태풍의 진로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설왕설래가 오갔다. 대표적인 예로 제14호 태풍 ‘야기’의 진로 예측이 한·미·일 기상당국 간에 엇갈렸다.

당시 한국은 중국 동부 쪽을 거친다고 예상했고 미국은 완만한 각도로 서남해안에서 우리나라 서쪽 지역, 일본은 직각으로 서해안에서 우리나라 서부지역을 그대로 통과하는 것으로 예보했다. 결과는 한국의 기상예보가 가장 근접했다. 국가간 제19호 태풍 ‘솔릭’의 진로 예측도 관심거리이다. 한국 기상청은 전남 광주쪽으로, 일본은 서해안쪽으로 좀더 치우쳐 서울쪽으로 상륙할 것으로 관측했다. 모두 한반도 관통하는 것은 일치하지만, 한반도 상륙지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난다. 일본측은 좀더 서쪽으로 치우칠 것이란 근거로 후지와라 효과를 제시했다.

태풍 ‘솔릭’과 ‘시마론’이 근사한 일자 차로 이동함에 따라 일명 ‘후지와라 효과’에 대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는 것. 후지와라 효과는 근접해 있는 두 열대 저기압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현상으로 일본의 기상학자 후지와라 사쿠헤이가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후지와라 효과로 인한 태풍 진로의 일부 수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반기성 조선대 대학원 겸임교수는 “후지와라 효과가 적용된다면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는 태풍 솔릭이 보다 서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반도를 향해 북상중인 제19호 태풍 ‘솔릭’이 서해안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가설이 적중할 경우 대구·경북은 ‘솔릭’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된다. 반 교수는 “한·미·일 기상당국은 각기 독자적인 계산식을 가지고 있어 태풍 진로가 때때로 달리 분석되기도 한다”며 “태풍은 주변 기상환경에 따른 유동성이 커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