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훈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 이창훈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원대한 구상인 대구경북통합안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철우 지사가 경북도에 입성한 지도 50여 일이 지나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선거캠프 관련자와 민간인 등이 망라돼 향후 도정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잡아위원회’의 활동도 최종 발표를 남겨놓는 등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이 이 지사의 ‘대구경북통합안’방안이다. 그는 국회의원 재임 시절 저서를 통해 ‘대구경북통합안’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사취임 후에도 늘 “대구경북은 한뿌리이고, 대구와 경북이 분리돼서는 미래가 없는 만큼, 당장 행정통합은 어렵더라도 경제통합만이라도 우선 이뤄내 양 도시의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이 지사 취임 이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한뿌리상생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로 격상되는 등 대구경북의 상생노력이 과거보다 활발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원대한 구상의 종착역인 대구경북통합안은 아직 논의조차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철우식 통합 안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인지, 아니면 책속의 아이디어로 사라질 것인지가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철우식 대구경북통합안은 ‘경북에 거대도시를 2개 조성해 대구와 연결한다’는 것이 뼈대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 통합의 핵심으로 경북에 인구 100만명의 대도시 두 곳을 건설해 메트로폴리스인 대구와 광역전철망으로 연결해 광역경제권으로 묶어 대구경북의 공동번영을 꾀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대구포벨트’(대구~구미~포항 벨트) 안에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을 활용, 일자리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100만도시 하나는 포항을 중심으로 경주와 영천을 하나의 자치단체로 묶는 것이다. 현재 포항과 경주, 영천을 합하면 얼추 100만명 선이다. 다른 하나는 구미를 중심으로 김천과 상주를 합치는 방안이다. 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김천 혁신도시를 비롯 교통중심지인 상주와 구미의 공단활성화에 따라 얼마든지 100만명 규모를 채울 수 있다고 본다.

이어, 대구와 새롭게 만들어지는 100만도시 2개를 광역전철망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즉 수도권의 광역전철망 연결을 참고하면 해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광역전철망이 뻗어나가면서 연결 도시가 모두 비약적인 성장을 한 만큼, 대구~구미~포항을 연결하면 그 파급효과는 폭발적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구포벨트’안에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을 활용, 기업유치 등으로 일자리가 창출되면 도시발전이 가속화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참으로 원대한 구상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 구상이 실행돼 성공사례로 이어지면 대한민국의 지방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치적이 될 것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정치권과 경제계·관계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전제로, 중앙정부와의 협상 등 엄청난 과제들이 놓여 있다. 이철우 지사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치단체장을 비롯 대구시장과 협치해야 되는 만큼, 상당한 부담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지역의 정·관가 등에서도 이 구상을 잘 알지 못하는 등 말을 꺼내는 것도 부담일 듯싶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구상이 노력 여하에 따라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즉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도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이미 마창진(마산·진해·창원)이 창원으로 통합된 사례가 있는 만큼 통합에 대한 득실을 잘 살펴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원대한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관가는 끊임없이 주민을 위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위정자는 백성을 위해서라면 그 과정이 지옥의 문을 두드리더라도 노력은 해봐야 하는 것이다. 이철우식 대구경북통합안은 지역에서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될 아이디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