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남북 분단은 1천만 명 이산가족에게 천형에 가까운 고통을 안겨줬다.

남북 적십자사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왔으나 실행되지 못하다가 1985년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으로 역사적인 첫 상봉이 이루어졌다. 당시 남측 35명과 북측 30명이 가족을 만났다. 이후 2차 방문단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으나 상봉 성사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다 10여년이 흐른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남북적십자회담이 개최돼 이산가족방문단 교환, 생사·주소 확인, 서신 교환 등 시범적 사업이 논의됐다. 그리고 2000년 8월 드디어 제1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이 성사됐다. 이후 2005년 8월 15일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서울과 평양, 그리고 평양과 인천, 수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남쪽 주요 도시를 서로 연결한 화상상봉이 이뤄졌다. 당시 남과 북쪽 가족 226명의 상봉이 성사됐다. 이후 2010년 제18차 방문상봉 1차 행사 때는 북측의 상봉 신청자 97명과 남측 가족 436명 등 총 533명의 이산가족이 재회했고, 제18차 방문상봉 2차 행사 때는 남측의 상봉 신청자 96명이 북측 가족 207명을 만났다. 2007년 11월 제7차 화상상봉 행사에는 남과 북에서 500여 명이 참가해 광전용망으로 연결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만났다.

그러나 2010년 말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한 두 차례 대면상봉이 이어졌지만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같이 애타는 이산가족들의 염원에 부응해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27 판문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으며, 이 합의에 따라 2018년 20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무런 죄없이 가족과 헤어진 남북 이산가족들의 한과 설움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요즘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