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참전 美 엘리엇 중위 딸
백선기 군수 문화축전 초청 수락
아버지 낙동강전투 때 실종
어머니 유해 낙동강에 뿌려

▲ 6.25전쟁 중 낙동강전투에서 실종된 엘리엇 중위의 미망인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 여사의 유골이 유족들에 의해 낙동강에 뿌려지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칠곡군의 노력 끝에 6·25전쟁 당시호국의 다리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실종된 美 육군 엘리엇 중위<본지 13일자 10면 보도>에게 보훈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17일 백선기 칠곡군수는 SNS를 통해 엘리엇 중위 자녀에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초청글을 남겼다.

엘리엇 중위 자녀들의 연락처와 SNS를 알게되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들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칠곡군은 주한 미국대사관 뿐만 아니라 국가 보훈처, 국방부 등을 통해 수소문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16일 국가보훈처를 통해 연락처를 알게됐다.

백 군수는 SNS에 칠곡군에 대한 소개를 남긴 후, 초청 메세지를 전달했다.

그는 “칠곡군에는 매년 10월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지구촌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이 열리기 때문”이라며 “아버님의 숭고한 희생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칠곡군민이 준비한 10월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말로 칠곡군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이런 요청에 반가운 답변이 돌아왔다.

엘리엇 중위의 딸 조르자 래 레이번(70)이 지난 18일 백선기 칠곡군수 SNS를 통해 방문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했다.

그는 백 군수가 글을 남긴지 채 10시간이 지나지 않아 18일 새벽 백 군수 SNS에 글을 남겼다.

조르자는 “아버지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준 칠곡군민이 너무 고맙다. 빨리 칠곡군을 방문하고 싶다”며 “오빠와 저는 초청을 받아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의 현지 지인들도 “영광스러운 초청이다” “가슴이 따뜻해진다”는 글을 남기며 초청을 축하했다.

군은 오는 10월 칠곡보생태공원에서 개최되는 ‘제6회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엘리엇 중위의 자녀들을 초청하기 위해 왕복항공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축전 개막식에 초청해 행사를 같이 진행하고, 추모행사도 지낼 방침이다.

특히 군은 오는 9월 3일 부터 열리는 칠곡군 의회 제250회 정례회에서 군의원들로부터 동의를 구해 이들에게 명예군민증을 수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엘리엇 중위는 1950년 8월 27일 낙동강전투 때 야간 경계근무를 나간 뒤 실종됐다. 당시 29살인 그는 아내와 3살 된 아들, 2살배기 딸을 두고 참전했다. 65년간 남편을 그리워하던 부인은 2015년 2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부인의 유해도 낙동강에 뿌려졌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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