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진해에서 창설됐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대한민국 해군이 정식 발족한 이후 상륙작전을 수행할 부대가 필요해지자 창설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당시 초대 사령관은 신현준 장군으로, 해군에서 편입한 장교 26명과 부사관 54명, 병사 300명 등 380명의 대원으로 출발한 부대다.

해병대에는 특별하게 붙여진 이름이 많다. ‘귀신 잡는 해병대’는 6·25 전쟁에서 얻어진 애칭이다. 미국의 한 여성 종군기자가 한국군 최초의 상륙작전을 성공시킨 해병대의 놀라운 전투력을 칭송하며 붙인 이름이다. 당시 통영상륙작전은 해병대 1개 대대 병력이 북한군 사단 군사에 맞서 기지를 탈환한 전투다. 낙동강 남동쪽 방어선을 지킨 혁혁한 공로를 세운 전투였다.

군 창설 불과 1년여만에 6.25 전쟁을 맞이한 해병대는 ‘귀신 잡는 해병대’란 별칭을 필두로 수도탈환 작전에서는 중앙청에 태극기를 꽂고 ‘상승불패’‘무적해병’의 호칭도 얻는다.

이후에도 해병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구호들은 꾸준하게 등장한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구호다. 해병대 하면 누구나 이 구호를 먼저 떠 올릴만큼 잘 알려진 구호다. 이 구호의 유래는 미국 해병대 슬로건에서 나왔다. ‘Once marine, Always marine’으로 그 뜻은 해병대의 모든 구성원은 언제 어디서든 해병대의 명예를 견지하자는 것이다. 해병대 대원이면 누구나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구호이자 누가 봐도 해병대의 기상을 느끼게 할 참신한 슬로건이다.

그 밖에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구호 등 해병대는 많은 구호를 생산하며 전국 최고의 결집력을 자랑하는 조직이 됐다.

지난달 17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장병들의 유족이 시민 조의금 5천만 원을 해병대 장병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해 또한번 세상의 이목을 모았다. 하루아침에 자식과 남편을 잃은 슬픔에도 의연함을 지킨 그들의 마음에서 다시한번 해병대 정신을 떠올린다. 내 이익에만 집착하는 각박한 요즘 세태에 큰 울림을 남겼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