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조정신청 돌입
파업으로 이어질지 ‘촉각’

‘서민들의 발’인 포항 버스업계의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돼 파업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으로 촉발된 버스업계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조정 과정을 거쳐 자칫 파업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포항 버스업계가 임금 단체협상 결렬로 조정 신청에 들어가기는 13년만이다.

코리아와이드 포항 노사는 지난 14일 22차 임금단체협상을 가졌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22차례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 결렬되자 노조 측은 16일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내기로 했다.

23∼24일 시작될 예정인 1차 조정과 2차 조정이 약 15일간 이뤄지며 선정된 3명의 조정관이 공익위원으로 나서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공익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조정마저 결렬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협상이 결렬된 주 요인은 임금문제다. 노조 측은 월 22일 만근에 종전 격일제 13일 임금기준을 도입한 269여만원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과 올해 임금 인상분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한 달에 근로시간이 1시간 30분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임금은 30만원 정도나 줄어든다”며 불만이다. 여태현 코리아와이드포항 노동조합장은 “손실없는 임금을 주장하되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측은 1차로 22일 만근에 209여만원을 제시한 후 2차로 22일 만근에 241여만원을 최종 제시했다. 코리아와이드 포항 관계자는 “법을 최대한 수용해 최종 제시된 금액이 241여만원”이라며 “종전 13일 임금기준으로 환산하면 26일을 근무해야 되는데 이를 노조 측이 22일 만근으로 계산해 달라고 해 4일분 임금을 충당하기엔 회사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임금 부족분 충당시 새로운 운전기사 50여명을 충원해야하고 비용도 약 25억원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노동 조정 과정에서 포항시의 입장도 나올 것일 만큼 시 방침에 맞춰 성실한 교섭을 해 대중교통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신강수 포항시 노선개편팀장은 “사측이 노조가 원하는 사항에 따른 비용을 시에 요청해야 시도 자체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시가 개입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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