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나가도 찌는 더위
서울선 개학연기 등 권고
지역 교육 당국은 무대책
학교장 재량권 운운하며
학사일정 조정에 난색만
학부모들 “학생 생각하나”

폭염 기조가 이어지면서 각급 학교 개학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16일부터 잇따라 다가오는 개학을 앞두고 지역 교육 당국이 아무런 조치를 내놓지 않아 학부모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간간이 내리기는 하지만 현재의 폭염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심한 1994년 폭염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대구·경북지역은 재해수준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어 있다.

지역의 경우 일부 개학한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 중고교가 16일부터 개학이 시작된다. 교육 당국은 “연초에 확정된 학사일정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면서 학교장 재량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지역 학부모들은 “이렇게 재난 수준의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무언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줘야 할텐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 정상수업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면서 “수업도 수업이지만 무더위에 학생들의 건강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법정수업일수(190일 이상)를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각급학교에 개학 연기를 권고하고 단축수업, 등하교 시간 탄력운용 등 학교장 재량으로 시행 가능한 폭염대책을 내놓았다.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와 경북교육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의 경우 중·고교중 일부는 개학한 곳도 있으나 대부분 16일 개학하고, 초등학교는 오는 27일 개학 예정인 학교가 많다. 경북의 경우도 비슷한 사정이나 개학을 연기한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지역교육청이 팔짱을 끼고 있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

대구·경북교육청은 학업일수 조정은 학기 초 학교운영위 회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는 사항인 만큼, 조금 더 두고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폭염이 태풍 등 자연재해 수준까지는 오지 않은 만큼, 며칠 더 날씨 상태를 체크한 후 수업단축 등을 권고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대구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지속적인 폭염으로 학생들이 힘든 것은 맞지만 각급 교실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 쾌적한 수업을 위해 냉방지원금을 추가지급 하기로 하는 등 신경쓰고 있다”며 “개학연기 등 학사일정 권고는 며칠 더 날씨상태를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교실에 대부분 냉방시설이 되어 있긴 하지만 등하교 시간에도 땡볕같은 더위를 뚫어야 하고, 자칫 건강을 상하는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교육당국이 팔짱만 끼고 있는 상태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통학버스에 방치된 어린이 사고 등을 들며 걱정하기도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지난 7월 취임하고 불과 두달도 지나지 않은 새 집행부가 학생들을 보살피는 진정성이 있는가 의심이 들 정도”라며 “학생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안을 제때에 챙기고 적절한 조치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훈기자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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