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봉한 영화 ‘맘마미아 2’는 “고뇌하는 햄릿에서 멈추지 말고 좌충우돌하는 돈키호테의 삶을 살아보라”고 관객들을 추동한다. 그 메시지의 일관성은 10년 전 상영된 1편과 동일하다.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에 1970년대 세계적 인기를 누린 스웨덴 밴드 ‘아바(ABBA)’의 노래까지 얹은 흥미로운 영화. 1999년 4월 초연된 캐서린 존슨의 동명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는 ‘맘마미아’ 시리즈 2편의 각본과 감독은 올 파커가 맡았다.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익숙한 셰어, 메릴 스트립, 앤디 가르시아, 콜린 퍼스의 중후한 연기에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릴리 제임스의 깜찍함까지 만날 수 있는 ‘맘마미아 2’의 스토리는 간명하다.

1979년 한 영국 여성이 프랑스 파리와 그리스 칼로카이리 섬을 여행하며 몇 주 사이에 세 명의 남성과 정열적인 밤을 보낸다. 그 결과 아버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아기가 생긴다. 여성은 그 아이를 버리지 않고, 조그만 호텔을 운영하며 20년 넘게 그 섬에 머물다 죽는다.

성인이 된 딸은 엄마의 1주기를 맞아 자신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세 명의 남성에게 “엄마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파티를 열 것”이라는 소식을 알린다. 성공한 중년이 된 셋은 만사 젖혀두고 자신들 청춘의 추억이 묻어있는 칼로카이리 섬을 찾는데….

‘맘마미아’ 시리즈에선 생의 고뇌나 고통을 찾아보기 힘들다. 20년 넘게 혼자 아이를 키우며 낯선 곳에서 살았을 여성의 삶이 마냥 행복했을 수는 없었을 것임에도. 하지만, 2시간 남짓의 영화에서 한 인간의 인생 전체를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 영화는 삶이 주는 아픔이 아닌 ‘아름답게 누려야할 생’에 포커스를 맞췄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 상황, 청년들의 취업난과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까지. 최근 한국 상황은 아름답다기보단 고통스럽다. ‘맘마미아 2’는 그런 녹록지 않은 일상을 사는 우리를 잠시나마 ‘위로’한다. “왜 고민만 하며 살 것인가? 비관하건 낙관하건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나고,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게 된다”며.

/홍성식(특집기획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