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인터넷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제가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할 때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했다”며 “당·정·청 협의회에도 문 실장이 참석해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실장하고 저는 좀 특수한 관계”라며 “2016년 세종시에 조그만 집을 짓고 살았는데 (문 대통령이) 집 좀 보자며 막걸리와 문어를 가지고 왔다. 서로 동지이기 때문에 이심전심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문 실장’ 발언을 통해 ‘친문(친문재인) 마케팅’으로 표심에 구애했던 것이다.

이 발언을 놓고 당내는 물론 지지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문 대통령 및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의원의 발언이 문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하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참여정부 시절을 회상한 것이며 문 대통령을 결코 하대한 게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경쟁상대인 송영길 의원이 이 의원의 문 실장 발언을 집중 공격했다. 송 의원은 이 의원을 향해 “‘문재인 실장’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는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국무총리 시절 문 대통령보다 상급자 위치여서 당청 관계가 불편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의원은 적극 해명했다. 이 의원은 “누가 지금 대통령한테 문 실장이라고 하겠냐”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최근 토론회에서) 문 실장이라고 발언한 것은 그분의 옛날 직함을 말한 것”이라며 “당무회의 때 그분이 참석했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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