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36대로 늘어
이달에만 8대 불타

▲ 9일 오전 7시 50분께 경남 사천시 남해고속도로에서 A(44)씨가 몰던 BMW 730Ld에서 불이 났다. 불은 차체 전부를 태우고 수 분 만에 꺼졌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최근 잇따른 화재사고로 BMW가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는 가운데, 9일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도 엔진룸이 불타오르는 사고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에서 BMW 730Ld 차량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연기가 나는 것을 확인한 운전자가 인근 졸음쉼터에 차를 세우고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이 차량이 BMW의 리콜 대상 차량이기는 하지만 제작일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BMW가 발표한 리콜 계획에는 730Ld 차량을 포함하되 제작일자를 2012년 7월 2일부터 2015년 1월 28일(1천10대)로 한정했다. 하지만 이날 화재가 발생한 730Ld 차량은 2011년식으로 리콜 대상이 아니다.

현재 BMW가 지목한 화재 원인은 디젤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의 부품 불량인데, 환경 규제 때문에 EGR에 공기를 과다하게 넣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배기가스 냉각이 잘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BMW가 엔진 결함 가능성이 있는 차량 10만6천여대를 지정해 자발적 리콜을 하고 있지만,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도 엔진에 불이 붙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리콜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발생한 BMW 차량 화재에는 가솔린차량도 5대나 포함돼 있기 때문. 지난 1일 화재가 발생한 BMW 745i도 리콜 대상이 아닌 가솔린 차량이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 중 리콜대상이 아닌 가솔린 차량은 528i, 428i, 미니쿠퍼 5도어, 740i, 745i 등이다.

잠시 주춤했던 BMW 화재는 이날 오전에만 2건이나 발생했다. 오전 8시 50분께 경기도 의왕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리콜대상인 BMW 320d가 불타오른 것. 이날 화재가 더해지면서, 올해 들어 불에 탄 BMW 차량은 36대로 늘었다.

이달 들어서만 불에 탄 BMW는 8대가 됐다.

36대 중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은 9대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도 독자적으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민관 합동 조사팀을 발족한 상태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 현장에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연구원 담당자를 급파해 사고 현장에 대한 직접 조사에 들어갔다. 담당 직원들은 차체에 대한 조사를 통해 화재가 발생한 부위를 확인하고 부품도 확보할 방침이다. 조사결과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추가로 발견되면, 국토부는 즉각 강제 리콜을 명령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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