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 명을 직접 채용하는 내용의 투자 고용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신규 투자액 180조 원 가운데 70% 이상인 130조 원을 국내에 투자키로 해 침체일로에 있는 국내 산업에 미칠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일 그룹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 투자가 될 삼성의 이번 발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장기내수 침체에 이어 청년실업률이 최악으로 치닫는 국내의 경제 상황에서 나온 삼성의 과감한 결정은 바로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한국에서도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당부에 따른 후속 조치이기는 하나 대기업의 이 같은 결정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일각에서 고개를 내미는 반(反)대기업 정서도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

삼성은 현재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사업과 함께 4대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차량용 전자장비에 집중투자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만 명 청년 소프트웨어교육과 스타트업 지원, 오픈 이노베이션 등 삼성이 자랑하는 혁신역량과 노하우를 개방 공유하기로 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의지도 내비쳤다.

삼성의 이번 발표로 삼성전자 공장이 집중해 있는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선 벌써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규모 삼성 반도체단지가 있는 평택과 천안, 인천 송도 등이 생산거점 지역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 한다. 고용 유발과 지역 경제가 보다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도 하고 있다.

삼성이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한다고 당장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투자와 관련해 대구·경북권의 수용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삼성그룹의 발원지인 대구와 삼성전자가 일찍 자리를 튼 구미시는 삼성의 국내거점 생산 도시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구미시는 삼성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구미에 있던 대기업이 조금씩 지역을 빠져 나가면서 지역민이 가졌던 상실감이 컸던 탓에 이번 소식이 더욱 반가운 것이다.

이제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대구·경북도 삼성이 선택할 생산거점도시로서 적지라는 점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대구·경북은 삼성의 연고지인 데다 삼성에 대한 친기업적 정서도 좋다. 중소기업이 많고 인력확보가 용이한 점도 우리지역의 장점이다. 정부는 삼성의 결정을 계기로 기업 규제혁파에 앞장서고, 지방에서는 삼성의 투자를 유인할 분위기 조성으로 중소기업의 생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